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방송해설자로 갔었는데, 정몽구(현대·기아차그룹 회장) 대한양궁협회 명예회장님이 주최한 양궁대표팀 격려 만찬장에서 “요즘 뭐하고 있느냐?”고 하시기에 “방송해설 외에는 평범한 가정주부며 하는 일이 없다”고 하자 ‘나는 네가 교수하고 있는 줄 알았다’고 하시더군요. 그냥 넘어가도 될 말이었지만 회장님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그런 기대를 갖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즈음 마침 경희대에서 장학생 제의가 들어와 대학원에 입학하고 2009년 경희대 체육대학원에서 스포츠산업경영을 공부해 학위도 취득하게 됐습니다.

늦은 나이에 공부를 하니 작은 욕심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스포츠산업과 스포츠행정가로서 내가 할 일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마침 FITA의 인턴십 모집공고가 난 걸 알게 돼  바로 지원하고자 FITA에 직접 일을 하고 싶다는 이메일을 보냈고 대환영이란 답변을 받았습니다.

원래는 6개월 정도 인턴으로 일을 해보겠다고 했는데 FITA쪽에서 ‘6개월로는 말도 못 배운다’며 2년 정도가 좋겠다고 하여 마침내 2011년 11월부터 스위스 로잔으로 떠나게 됐습니다.

당시 2011년 창립 80주년을 맞은 FITA에서 ‘20세기를 빛낸 세계 최고의 양궁 선수’ 여자부 수상자로 선정돼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영광스러운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열심히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국제 양궁연맹(WORLD ARCHERY) 에서 하는 일은 Development Department 에서 양궁을 보급하려는 나라에 장비를 지원하는 일을 도우며, 장비 지원 업무이외에도 월드컵대회 준비 및 시상식에도 참가하며 스포츠로서의 양궁의 저변확대와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2012년 라스베가스 실내세계선수권대회 & 3차 월드컵 대회에서 대회주니어 부문 시상식이 있었는데 ‘데니스 파커’(현 미국양궁연맹 CEO), 러시아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블라디미르 에시프’ 와 함께 시상자로 참가해 주니어 선수들에게 메달을 수여하는 값진 기회를 갖기도 했습니다.

올림픽에서 2관왕을 하고 은퇴 후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다시 운동을 해서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고, ‘20세기를 빛낸 세계 최고의 여자양궁선수’ 수상의 영광까지 얻은 것에 자만하지 않고 모든 양궁 팬들과 후배 선수들의 본보기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국제적인 스포츠 행정가가 되겠다는 꿈을 꼭 실현시키도록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하려 합니다.

고향에 계신 여러분들께서 지켜봐 주신다고 생각하니 타국생활에서도 많은 힘이 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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