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에 충주에서 열린 충북도민체전이 역대 최고의 연출력을 선보이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충북도민의 화합과 단결을 통해 충북의 새로운 발전을 다짐하는 자리인 만큼 어느 축제보다 화려하고 아름다웠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개막식은 전국체전보다 한 수 위의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호평을 받았다.

개막식을 관람한 사람들은 무대 설치에서부터 프로그램 구성, 개막식 진행 등을 지켜보면서 충주의 위상을 한껏 높였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화려한 불빛으로 밝힌 원형 무대를 운동장 한 가운데 설치, 영상물을 통해 충주의 문화와 역사를 소개하고 각종 축하공연과 퍼포먼스를 통해 충주시가 도민체전을 개최하기 위해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였음을 충분히 보여줬다.

이시종 충북지사와 이기용 충북도교육감, 이종배 충주시장 등 도내 각급 기관·단체장이 단체로 ‘말춤’을 추며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도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모두가 참여하는 화합의 축제라는 취지를 벗어난 ‘과잉 의전’이다.

이번 개막식에는 도내 각급 기관·단체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주최 측에서 예의를 갖춰 ‘손님’을 모시는 일은 당연하다.

그러나 몇몇 귀한 손님들을 위해 나머지 손님들이 홀대를 받는다면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도민체전은 말 그대로 충북도민의 화합과 단결을 위한 축제의 장이다.

축제에 참여한 사람들은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누구나 대접받아야 할 귀한 손님이다.

그럼에도 몇몇 기관·단체장들을 위한 의전에 치중, 많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이 적지 않았다.

기관·단체장들에 대한 과잉 의전으로 개막식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특히 올림픽에서도 볼 수 없었던 언론사 기자들에게 개막식 취재를 방해하는 일까지도 일어났다.

잔치를 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잔치에 참여한 사람들 모두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즐기다 돌아갈 때 비로소 잘 치렀다고 할 수 있는 법이다.

남들에게 보여주지 못하는 잔치나, 몇몇 귀한 손님들만을 위한 잔치는 오히려 잔치를 즐기지 못한 사람들에게 상대적 박탈감과 위화감만 주기 마련이다.

도민체전이 지향하는 화합과 단결이란 근본적 취지와도 배치된다는 점에서 ‘잔칫집의 옥에 티’란 지적을 면키 어렵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