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사람의 울림을 전하다

세상사의 시름을 게워내며 인생의 희노애락을 선율에 녹여 깊은 울림으로 토해내는 첼로의 아름다운 소리처럼, 삶을 바라보는 따뜻한 가슴과 속 깊은 마음 씀씀이를 소박하면서도 정감 넘치는 글들로 녹여내 일상의 소소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NH농협 진천군지부장 류영철씨가 2년전 충청매일에 기고했던 40여편의 글들을 모아 자연과 사람의 울림이 있는 에세이 ‘현의 울림 속에서’를 펴냈다.

그가 보은과 진천에서 보낸 직장생활 경험을 콩트와 동화, 수필로 담아 엮어낸 책이다.

삶의 동력이자 일터인 농협과 그곳에서 함께 땀을 흘리며 밤을 지새운 직장 동료들의 이야기가 담백한 문체로 담겨져 있다.

류 지부장은 “보은과 진천에서의 직장생활이 내 생에 가장 행복한 직장생활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새벽부터 밤까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걷고 또 걸었다”며 “순박한 사람들과의 만남과 대화 속에서 나를 찾았고 그들이 얼마나 귀중한 사람인가를 지금에서야 알게 돼 그 보석들이 사라지기 전에 글로 남기게 됐다”고 말했다.

이 책은 5개 단락으로 총 44편의 짧은 글들을 수록하고 있다.

샐러리맨의 공통적인 모습이기도 하지만 류 지부장 또한 뒤 돌아볼 여유 없이 앞만 향해 질주하던 어느 날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지칠대로 지치고 찢어진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소소한 일상을 글로 담아온지도 20년. 그동안 담백한 언어로 엮은 수필을 비롯해 콩트, 동화 등으로 영혼을 위로하며 위안을 삼았고, 2010년 11월부터는 충청매일에 기고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글쟁이’라는 또 하나의 이력이 만들어졌다.

진천과 보은에서 근무했던 기억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 이 책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좋은 사람들과 만나 인연을 쌓으며 만들었던 끈끈하면서도 따뜻한 정들이 그에게는 ‘행복’으로 다가왔고 그 행복들은 고스란히 글이 되어 잔잔한 웃음과 감동을 선물한다.

청운의 꿈을 안고 산사에서 지냈던 일, 노인대학에 출강해 어르신들에게 교양강좌를 했던 일, 다문화가정 여성들과 함께 고구마를 캐던 일, 자녀들이 품에서 떠나며 느낀 소회, 자녀에게 남긴 미리 쓴 유서, 보청천 제방길을 걸으며 만난 반딧불이, 송아지 꼬리를 잡으면 송아지가 움직인다 송아지 분양을 통해 본 전문가 이야기 등 인생철학, 가족에 대한 사랑, 직장관 등 일상의 생활을 잔잔한 언어로 담아 읽는 이의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

또 빠른 일상 속에서 비록 50대 후반을 달려가지만 자신만의 소리를 찾기위해 자기 몸매와 비슷한 첼로라는 악기를 배우고 연주하면서 세상을 밝히는 울림을 향한 내일을 다짐하는 저자의 모습 속에서는 끊임없이 배우고 정진하며 머무르지 않고 주변을 돌아보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 글을 읽는 이들에게 또 다른 희망이 된다.

류영철 지부장은 보은을 고향으로 두고 청주고·충북대학교와 충북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서강대 MBA 수료와 충북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현재 NH농협 진천군지부장으로 충북대학교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글쓰기를 좋아해 전국 근로자 문학제 콩트부문에서 두 번 입상했고 전국 금융인 문학제에서 특상을 수상한 류 지부장은 이번 에세이집 발간에 이어 다음에는 콩트집 또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을 펴낼 계획이다.

또 1년 동안 배운 첼로를 더 연마해 피아노를 치는 딸과 바이올린을 배운 아들과 함께 ‘류 트리오’라는 이름으로 피아노 3중주 연주회를 여는 꿈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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