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슨(Harris)은 인간의 유형을 크게 ① 자기부정 타인부정 ② 자기부정 타인긍정 ③ 자기긍정 타인부정 ④ 자기긍정 타인긍정으로 구분하고 가장 바람직한 인간의 행태로 자기긍정 타인긍정의 자세라고 했다.

지금 대권과 관련해 정권교체를 주장하는 정치권을 이의 유형대로 나누면 어떻게 분류할 수 있을까? 아마도 자기긍정 타인부정의 행태일 것이다. 박근혜 후보는 현 정권과 차별화를 위해 MB 정권을 부정하고 자기를 정당화하고자 한다.

문재인 후보는 새누리당 및 안철수와 다르다는 것을 부각해 자기긍정 타인부정을 부르짖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기존 정당을 부정하고 자기긍정을 외치고 있다. 모두가 긍정보다는 부정의 의식으로 정치를 하고자 한다.

왜 우리의 정치권과 사회는 자기긍정 타인긍정의 바람직한 자세를 가지지 못하는가? 그 밑바탕에는 한국인의 가슴 속에 있는 타인에 대한 신뢰감 부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2008년 세계 가치관 조사(World Values Survey)의 결과에 의하면 “처음 만난 사람을 믿는가?” 라는 설문에 ‘완전히 믿는다.’와 ‘어느 정도 믿는다.’라는 긍정적인 응답의 비율을 보면 조사국 51개의 평균은 25.7%이지만 우리나라는 14.9%로 조사국 가운데 39위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긍정적인 나라는 스웨덴으로 69.50%에 달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정치체제이다. 이처럼 사람 간에 신뢰가 부족한 것도 우리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키지 못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이러하니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대의제도나 정당정치가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같은 2010∼2012년 ‘세계 가치관 조사‘에서 ‘의회와 정당이 중심이 되는 민주주의’에 대한 선호도를 보면 전 세계의 평균이 89.2%이지만 한국인의 ‘좋다’는 응답 비율은 77.4%로 나타나 조사 대상 33개국 중 가장 낮았다. 가장 높은 덴마크는 99.3%에 달했다.

이에 의해 ‘의회(국회)를 불신한다’고 응답한 한국인의 비율도 73.4%에 달하고 있다. 한국인의 88.6%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는 것이 좋다’고 응답하면서 48.6%가 ‘강한 지도자가 나라를 이끄는 것이 좋다’고 응답하고 있다.

조사국 33개국 중 10번째로 높았다. 한국인들은 자기가 참여해야 하는 민주정치를 원하면서 강력한 지도자를 요구하는 자기부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자기긍정 타인부정이 아닌 자기긍정 타인긍정의 행태에 의해서만 완성될 수 있다. 사회 전체적으로 자기긍정과 타인부정은 제로섬 게임에 의한 승자와 패자의 게임이 되어 사회발전을 가져올 수 없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자기긍정 타인긍정으로 승자와 승자(Win - Win)의 게임을 해야 한다. 승자와 승자의 게임에 의해서만 시너지를 가져올 수 있고, 현대 사회 발전에 중요한 자본이 되는 사회적 자본을 형성할 수 있다.

국민 개개인은 자기긍정에 의해서 정치와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타인긍정으로 대의 민주주의의 핵심이 되는 정당정치와 국민의 대리인에 대해 신뢰를 해야 한다.

한편 국민의 대리인은 자기긍정과 타인긍정의 태도로 사회적 신뢰형성에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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