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부모의 딸로써, 어느 남편의 아내로써, 어느 자식의 엄마로써, 때로는 창작의 열기를 내뿜는 수필가로 쉼없이 달려온 한 여자의 삶 이야기가 소소한 감동과 함께 풀어놓인다.

강희진 수필가의 두번째 수필집 ‘그 여자의 샘’.

총 4부로 나눠진 이 수필집에는 대부분 일반적인 분량보다 적은 원고지 10매 내외의 간결하게 압축된 작품들이 실려 있다.

딸로서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애절한 추억, 한 가정의 주부이자 두 딸을 둔 엄마의 가족사랑, 나아가 이웃과 자연과 사회에 이르기까지 작품의 소재가 매우 다양하다.

남편이 경영하는 회사에 나가 일을 도우며, 노인요양보호사 강사이자 충북 음성문인협회 지부장으로 음성 문학의 발전을 위해 활발한 문단활동을 펼치고 있는 저자는 신문에 칼럼도 연재하는 등 가정과 사회를 오가며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의 글은 화려한 장식과 포장을 한 글은 아니지만 담백한 글로 그리는 삶의 소소한 일상들이,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공감과 감동으로 생채기가 난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따뜻한 손길처럼 느껴진다.

반숙자 수필가는 작품 해설에서 “편편에 흐르는 자아성찰은 한 개인의 내적성장을 위한 귀중한 요소여서 자신의 치유는 물론 사회적 치유까지 가능하게 한다”며 “이렇게 현실과 직면해서 폭넓게 천착하고 성숙할 수 있는 심적 배경에는 아내를 위하해 직언하고 최대의 협조를 하는 지적 동반자 남편이 있기 때문이고 삶의 등불인 두 딸의 믿음이 있어서다. 또 부모님의 사랑을 대신해 주는 동기간들, 특히 넷째 언니의 깊은 우애임을 글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며 저자의 작품과 생에 대해 말하고 있다.

또 표사를 쓴 최준 시인은 “수필가 강희진의 글은 에둘러가지 않는다. 펜을 들고 주변을 기웃거리거나 다른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 대상에 귀고리를 매달지 않고, 눈썹을 그리거나 입술을 덧칠하지도 않는다. 이른바 ‘쌩얼’이다. 자기 검열 없는 그대로의 ‘날것’이다. 이 ‘쌩얼’과 ‘날것’의 힘이 강희진 수필의 미덕이자 강점이다”며 “내용보다 장식과 포장에 더 연연하는 문학판의 시대 조류를 그는 자신만의 동력과 페달로 과감히 역주행한다. 그의 글은 덧말의 친절을 요구하지 않고, 이해하기 위해 각주까지 읽어야 하는 수고로움으로부터도 떠난 자리에 놓여 있다”고 저자의 수필이 지니고 있는 장점을 논했다.

한편 강 작가는 15년 전에 문예한국 신인상 당선으로 한국문단에 등단했고, ‘그때 그 언덕에는’ 이라는 수필집을 출간한 바 있다.

도서출판 찬샘. 258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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