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전통시장의 재발견-<3>충주 시장

산이 있고 강이 있고 그 사이에 광활한 벌판이 있다. 국토 정중앙으로서 육로와 수로의 중심지여서 중원이라 불리었던 ‘충주’.

‘중원벌을 차지하는 자가 삼국을 통일한다’ 삼국이 충주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위용이 세월이 변해 예전 같지는 않지만, 충주는 국토 정중앙의 품격을 간직하고 있다. 호기로운 산세가 감싸안은 풍요로운 들판을 유유히 남한강이 흘러 산과 물과 들이 만나니 물자 또한 풍요롭지 않을 수 없다.

물자가 풍요로웠던 고을답게 충주에는 전통시장이 많다. 충주천을 중심으로 충주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봉당동의 무학시장, 그리고 개천 왼쪽으로는 충의시장, 길 건너편은 자유시장과 5일장이 서는 풍물시장이 계속 이어진다.

전통시장들은 이름은 각각 달라도 충주천을 중심으로 밀집돼 있어 논스톱 장보기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또 충주 자유시장과 무학시장은 문화관광형 시장에 선정돼 내년까지 20억원을 들여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사업들이 진행된다.

문화관광형 시장에 선정되기 전에도 시장거리에서 길거리 서예페스티벌을 여는 등 문화적인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곳이다.

이외에 코미디 삼국지, 먹거리 삼국촌, 다인철소 대장간 체험 등 각종 문화행사와 소프트웨어 사업을 병행해 시장을 하나의 드라마 세트장 처럼 이야기가 있는 포토존으로 만들 계획이다.

시장 근처에는 들러볼만한 관광지 또한 많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택견의 전수관, 충주 관아공원, 충주향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성공회교회,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다녔다는 교현초, 우륵이 가야금을 탔다는 탄금대가 지척이다.

문화가 살아 숨쉬는 흥겨운 장보기와 더불어 관광까지 할 수 있는 충주의 전통시장에서 ‘문화+여행+장보기’를 함께 즐겨보길 바란다.

 

▶충주 전통시장의 유래

충주시의 시장은 1945년 충의동에 충주상설시장과 축산시장이 설립됐고, 1953년 충의동에 충주공설시장, 1957년 성서동에 중앙공설시장이 설립됐다.

이후 남부시장, 현대시장, 봉방시장이 생겼으며, 축산시장은 충의동에서 안림동으로 이전했다가 다시 1985년에 풍동으로 이전 개장하는 등 현재 전통시장(인정시장) 11개가 오늘에 이르고 있다.

아침에 장이 섰다가 저녁이면 금방 사라진다고 해 ‘도깨비 시장’으로 불리는 충주의 오일장은 충주장(풍물시장)이 5일과 10일장이 서는 것을 중심으로 신니와 수안보장은 1일과 6일, 주덕과 노은, 엄정장은 3일과 8일, 목행과 앙성, 산척장은 2일과 7일, 동량장은 4일과 9일 등으로 장이 섰으며 이웃시장을 순회하기 편리하도록 짜여져 있다.

시골인 읍면에서 오일장이 서기 시작한 것은 1905년 엄정면에서 인가를 받은 것이 최초의 시장이며 1956년 당시는 7개소로서 5일 주기로 정기적인 시장이 같은 장소에서 열렸으며 주로 식료품 등의 생활필수품이 거래됐다.

그러나 오일장은 1970년도에 10개소까지 늘기도 했지만 충주시장이 발달하면서 1978년부터 점차 쇠퇴해 충주로의 도시집중과 교통의 발달로 충주시에서 시내버스가 운행되면서 산척과 앙성장이 없어졌으며 노은과 산척, 동량장도 사라졌다.

1994년 이후 오일장은 시내지역에서 충주장(풍물시장), 목행장과 함께 읍면지역에서는 엄정장, 1913년에 개설된 수안보장, 1918년에 개설된 주덕장 등 5곳만 비교적 장날 장이 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60년대에 건립된 충주의 전통시장도 경제침체로 인한 장기간의 경제불황과 시장건물의 노후화로 점점 급변해가는 경제여건 및 유통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거기다가 2001년도에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2개의 대형유통업체가 개장해 유통 구조에 변화를 주면서 소규모 중소상인의 상업기반이 약화됐다.

 

▶전통시장의 현대화 사업 추진… 경쟁력 강화

충주시는 전통시장의 취약요인을 집중 보완해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2002년 이후 지난해까지 민자 164억원을 포함한 348억원을 투입해 자유시장, 중앙청과시장, 무학시장, 충주공설시장의 아케이드 사업, 충의시장 전선지중화사업, 목행, 무학, 남부, 자유시장의 주차장 조성, 시장 화장실 보수사업 등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을 벌여 전통시장 경쟁력을 키워왔다.

올해에도 51억원을 투입해 자유시장 비가림 설치, 고객 쉼터 및 CCTV 설치, 농산물 종합시장 아케이드 설치, 문화관광형 시장사업 등 전통시장 환경을 정비했고 고객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또 상인들도 새로운 유통환경 변화에 대처하고 고객이 다시 찾는 전통시장을 만들기 위해 상인 의식 개혁, 점포 이미지 개선, 서비스 향상을 위한 교육을 솔선수범 실시하는 등 자구 노력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 전통시장 이벤트 행사,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 등 시민참여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이와 더불어 건전한 상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가격표시제, 원산지표시제, 위조 상표에 대한 지도점검을 강화하고 시장의 안전관리를 위해 가스안전공사, 전기안전공사, 충주소방서가 합동으로 정기 안전진단을 실시해 사고 예방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문화를 파는 시장으로 거듭나

충주시 전통시장은 문화관광형 전통시장으로 육성해 지역 경제와 서민경제의 안정을 도모해 나갈 계획이다.

자유시장(충주 누리장터를 중심으로 구성)에 2014년까지 약 20억원을 투자해 전천후 공연장 설치, 캐릭터 개발, 전통문화체험, 삼국 먹거리 타운(전통+다문화), 시장 해설사 운영, 문화관광지와 연계한 시장투어, 만사형통 사랑방 운영 등 전통시장을 지역의 문화와 관광자원을 연계해 발전시킬 계획이다.

전통시장은 단순히 물건만을 파는 수준을 넘어 사회경제적으로 유용한 곳일 뿐 아니라 지역문화가 형성되고 융화되며 창달과 확산되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를 파는 시장’으로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전통시장이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대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향수의 전통시장을 만들기 위해 충주자유극장을 개관해 추억의 영화를 상영하고, 전천후 문화 공연장을 조성해 전통혼례, 마당놀이, 판소리, 사물놀이, 품바공연 등 추억의 전통공연을 열고 통기타, 색소폰, 난타 등 7080 향수 공연, 떡메치기, 장터노래자랑, 윷놀이, 널뛰기 등으로 참여하는 옛날 놀이를 통해 고객 확보에 나섰다. 

충주는 고구려, 신라, 백제의 3국 문화가 융합된 중원문화의 발상지라는 특색을 살려 삼국 먹거리 타운 및 문화의 거리 개발 삼국의 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문화 홍보물을 설치해 나갈 계획이다.

또 전통시장은 예로부터 단순히 사고파는 장소가 아니라 지역의 고유 문화를 체험하고 즐기는 문화관광적 기능을 가진 곳으로 전통시장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주변 문화관광자원과의 연계성을 지닌 시장 연계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지역축제인 세계무술축제, 호수축제, 우륵문화제, 온천제 등과 2013 충주세계조정선수권 대회, 2017년 전국체전 개최 등을 문화관광 유적투어(전통 문화회)와 연계해 관광객들의 전통시장 참여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강성삼 충주시 중소상인연합회장은 “급변하는 소비자 시대에 맞춰 상인들과 더불어 충주시민 뿐만 아니라 전국의 소비자들이 믿고 즐겨 찾는 전통시장을 만들겠다”며 “대형할인마트 진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통시장 상인들을 위해 서로 협동하고 합심해 상인회와 전통시장을 활성화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주시 관계자는 “전통시장은 지역의 문화를 꽃피우는 곳으로 문화의 형성과 발전에 장점이 있는 만큼 충주의 고유한 문화를 토대로 문화를 파는 새로운 개념의 전통시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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