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체육인을 찾아서-<11> 최 성 운 스쿼시연맹 회장]

TV 드라마에 가끔 감초처럼 등장하는 운동이 스쿼시다. 하지만 엄청 매력있는 운동처럼 비춰지는 스쿼시가 비인기 종목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동호인은 많지만 선수 양성 환경이 열악한 상황이다 보니 8년 전만 해도 대전 스쿼시 연맹 회장을 맡겠다고 자원하는 사람이 없었다.

“제가 스쿼시 연맹 회장직을 수락할 당시만 해도 스쿼시가 비인기 종목이라 회장 자리가 공석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새롭게 기틀을 잡아가야 할 상황이라서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나간다는 자세로 회장직을 맡게 됐습니다. 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까지 선수를 양성하고 실업팀까지 구성해서 스쿼시 저변 확대에 최선을 다하고 싶었습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지금 최성운 회장은 어깨에 지고 있던 무거운 짐을 다 내려놓은 듯 평안한 모습이다. 내년 1월에 그토록 열망했던 스쿼시 실업팀 창단이 확정되면서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는 뿌듯함이 어려운 숙제를 마친 뒤의 행복한 표정으로 드러난다.

최 회장이 처음 스쿼시 연맹 회장을 맡았을 당시만 하더라도 대전 스쿼시 연맹은 주로 동호인 위주로 운영돼 왔었다. 선수들은 중·고등학교 위주로 활동하고는 있으나 현재는 열악한 상황이다. 하지만 내년 1월 실업팀 창단을 앞두고 있어 스쿼시 저변확대 부분에서 크나큰 성과를 올렸다고 볼 수 있다.

스쿼시 실업팀 창단이라는 숙원사업을 해결한 최 회장은 앞으로 스쿼시 연맹을 잘 이끌어 나갈 좋은 후배를 선발해 회장직을 물려줄 생각이다. 아무것도 없는 공터에 씨앗을 뿌려서 풍성한 농토를 일구어놨으니 이제 곡식을 거두는 일은 후배들의 몫이라는 것이 최 회장의 생각이다.

틈틈이 ‘소망의 집’에 가서 봉사활동을 해 온 최 회장은 “스쿼시 연맹 회장이라는 직책을 내려놓은 뒤에는 한 부모 가정 아이들이나, 소년소녀가장들을 돕고 싶다”며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를 여의고 혼자 4남매를 키우느라 고생한 어머니를 생각하면 소년소녀가장들에게 더욱더 마음이 쓰인다”고 한다.

이처럼 항상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이웃과 더불어 봉사의 삶을 실천하는 모습이 주변사람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자’라는 좌우명을 가지고 있다는 최 회장은 언뜻 보기에 스쿼시와 깊은 인연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그의 이력을 살펴보면 중고등학교 때는 복싱을 했었고, 대전 상고 재학 중에는 밴드부 동아리 활동을 했다. 이러한 이력이 있었기에 늦은 나이에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는 경영학을 전공했다.

최 회장이 이렇게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며 열정적으로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은 중학교 은사였던 김선영 선생님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김선영 선생님은 중학교 때 복싱을 하면서 방황했던 시간을 지켜봐주고 다독여준 인생의 멘토”라며 “성인이 된 후에는 결혼식 주례까지 서 주신 고마운 분”이라고 소개했다.

스쿼시가 다른 운동 종목에 비해서 겉보기에는 밋밋한데 실제로 해 보면 다이나믹하고 운동량이 상당히 많은 종목이라고 소개하는 최 회장은 을지병원 뒤에 있는 일식전문점 ‘하나비’ 대표로 있으면서 틈틈이 스쿼시와 사회봉사라는 두 가지 삶을 단단히 다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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