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선거에 앞서 출판을 정치에 활용하려는 저자들이 늘어가는 추세이다. 이러한 책은 공약선전은 물론 타인에 의해 집필된 주요 정치인들의 비평을 담은 종이책이 주를 이루며 전자출판은 거의 없다. 특히 정치인 중 대다수가 자신의 홍보와 정치자금 확보는 물론 유권자를 움직일 수 있는 수단으로 정치 출판을 시도하지만 그 효과는 미지수다.

대권 후보 저서 쏟아져

정치인들이 펴내는 책은 본인이 직접 집필하기보다는 대필 작가가 과거 인생 역정을 미화하는 자서전 형식이므로 독자들에게 인기가 없지만 대권 후보들의 저서는 문학작품의 베스트셀러를 압권하기도 한다. 금년 4월경에는 주진우 기자의 ‘나는 꼼수다’가 출간 첫주에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 책은 권력과 부패에 관한 심층 추적 취재기로 이미 예약 판매만으로도 상위권에 진입하며 인기를 예감케 했다.

최근 유력 대권 주자들의 저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선 출마 입장을 뚜렷이 밝히지 않고 있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7월 19일 펴낸 ‘안철수의 생각’은 벌써 출판계에 태풍처럼 몰아치고 있다.

이 책은 안 원장이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젊은이들에게 조언하는 형식과 정치·사회 현안들에 관한 입장도 담은 것이다. 이 책은 즉각적 감성적 소통인 소셜미디어와 같은 디지털 세대를 벗어나 대중적 파급효과가 큰 종이책으로 이미 많은 베스트셀러를 양산한 출판사의 기획 전략이기도 하다. 

또 다른 대권 경선 후보인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도 이달 5일 문 후보의 정책과 미래비전을 담은 ‘사람이 먼저다(부제:문재인의 힘)’을 발간했다. 이 책은 이미 인터넷으로 예약 판매했으며, 지난해 출간된 ‘문재인의 운명’도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랐다. 이처럼 대통령 선거 후보들이 책을 출간해 자신의 정책비전이나 구상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출판기념회와 판매로 정치자금을 모으는 것은 정치 후진성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기도 하다.

특히 정치인 저작은 본인이 직접 쓰는 경우는 극히 일부이고 대필 작가나 비서진들에 의해 쓰여지기 때문에 자신의 철학이 얼마나 내포되어 있는지 의문스럽다. 국민의 정부 시절에는 현직 대통령을 정치 풍자한 콩트집이 베스트셀러 대열에 오르기도 했으며, 전직 대통령 서거(逝去)시 잠깐이나마 이들 대통령 관련 저서가 반짝 빛나기도 했다. 또한 대통령 당선을 예측했던 예언서 등이 베스트셀러 대열에 오르면서 이들 작가들은 일약 스타에 오르기도 했다. 

서적은 시대의 정치사정에 따라 금서되거나 아예 없애버리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 진시황의 분서(焚書)사건이다. 진시황은 총신 이사(李斯)의 제안에 따라 의학과 농업 등 실생활과 밀접한 책과 운세의 책을 제외한 나머지 주제 분야는 정치목적에 방해를 준다 하여 모두 불태웠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에 의해 벽(壁)속에 서적을 숨겨서 지킨 사람도 있었기 때문에 진(秦)나라가 멸망 후 재발견되어 학문의 연구에 도움이 되었다. 근세에 들어서는 이데올로기에 따라 책을 금서로 지정하기도 했다. 20세기 초에는 강대국들에 의해 식민지 국가들은 민족정신을 키울 수 있는 책들을 모두 금서로 지정하였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분단국가에서는 오랫동안 공산권 자료를 금서로 지정했으며 가장 최근에도 병영내 금서를 지정하여 인권논란이 되기도 했다.  

정치성향 없는 문화시책 확대돼야

정치인들이 자화자찬의 책을 출간하는 것이 개인적인 추세라지만, 청주시와 같이 지자체에서 시민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엮는 ‘1인 1책 펴내기 운동’ 을 펼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청주시사회복지협의회에는 노인들의 삶이 살아있는 산 역사일 수도 있는 ‘1인 자서전’ 펴기 지원 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정치적 성향이 없는 문화시책은 국민들의 책읽기 장려는 물론 생활에 활력을 줄 수 있고 나만의 소중한 베스트셀러이므로 전국적으로 확대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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