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식씨 독서 에세이 예술의 옷을 입다 출간

수필 창작엔 여러 형식이 있지만 책을 읽고 그 내용에 따른 글쓴이의 체험, 사유를 쓴 형식의 독서 에세이집은 흔치 않다.

이번에 발간된 독서 에세이 김혜식의 ‘예술의 옷을 입다’에는 소설, 수필, 동시집, 자기 계발서, 칼럼, 시 등을 읽고 작가의 체험을 곁들여 소회를 밝힌 내용들이 수록돼 있다. 실용 서적, 자기 계발서보다는 문학 쪽에 관심이 깊어서인지 소설, 수필, 시, 동시 등 문학 장르의 책들 내용에 대한 에세이가 다수이다.

이 책 속에는 박완서의 소설 ‘친절한 복희 씨’, 소설집에 수록된 ‘멈추지 않는 환’, 정유정의 ‘7년의 밤’, 마광수 소설 ‘즐거운 사라’, 정종명 소설가의 ‘사자의 춤’, 외국 소설로는 더글러스 케네디가 지었고 공경희가 옮긴 ‘위험한 관계’ 등 소설을 읽고 저자가 언급한 내용들이 담겨져있다.

저자가 수필집을 읽고 자신의 체험을 고백적으로 진솔하게 쓴 작품으로는 공지영의 산문집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에 수록된 ‘사랑한 뒤에’ 라는 내용을 읽고 쓴 글인 ‘빛바랜 손수건’이라는 글을 손꼽을 수 있다. 손수건은 이별의 대명사 아니던가.

공지영의 산문 ‘사랑한 뒤에’에도 사랑하는 사람인 J가 이별을 하면서 건네 준 손수건 이야기가 나온다.

이 내용처럼 이 글의 필자도 젊은 날 사랑했던 사람이 자신의 곁을 떠나면서 손수건을 건네줬는데 이별의 슬픔에서 흘리는 눈물을 닦지 말고 열심히 살면서 흘리는 땀을 그 손수건을 사용해 닦으라는 마지막 말이 기억에 남는다.

이밖에도 수필의 대가 반숙자 수필가의 수필집 ‘천년의 숲’, 고인인 목성균 수필가의 ‘명태에 관한 추억’, 이유식 평론가의 인물 에세이 ‘문단 수첩 엿보기’, ‘작고 문인 61인의 숨은 이야기’, 라대곤 소설가의 수필집 ‘황홀한 유혹’, 강석호 수필집 ‘세월이 흐르는 소리’, 이나미 정신과 의사 심리 에세이 ‘오십 후애 사전’, 윤재천 수필가의 ‘구름 카페에서 수필 읽기’, 이재인 소설가의 수필집 ‘순금의 고리’ 등을 읽고 저자는 자신의 사유와 체험을 고백적으로 표현했다.

평론으로는 한상렬 평론가의 평론집 ‘수필이 내게 오라하네(2)’, 김홍은 수필가의 평론 ‘문장 표현과 문체’ 등을 읽고 느낀 감회를 에세이로 쓴 글도 눈길을 끈다.

시집을 읽고 시집 저자들의 심상을 자신의 것으로 육화한 글들이 있는데 성기조 시인의 ‘아침 뻐꾸기’, 김년균 시인의 ‘그리운 사람’, 정희성 시인의 ‘저문 강에 삽을 씻고’, 유인실의 ‘신은 나에게 시간을 주었다’ 등을 암송하며 시의 심적 나상에 의한 체험의 에세이도 있다.

이밖에도 오직 문학을 향한 열정만으로 묵묵히 글을 써 온 많은 문인들의 숨은 역량이 돋보이는 저서가 다수 이 책에 선뵈고 있다.

엽편 소설로 유명한 박희팔 소설가. 촌철살인의 짧은 시어 표현으로 시와 시조를 짓는 반영호 시인, 신영순 시인, 김효동 시인, 안수길 소설가, 임승빈 시인, 임찬순 희곡 작가와 수필로는 이방주, 박영자, 김진수 , 이효순, 김윤희 등의 작가들 글이 이 책 저자의 가슴을 흔든 작품들이다.

‘예술의 옷을 입다’ 이 독서 에세이는 읽으면 읽을수록 독서의 즐거움을 다시금 만끽하게 되는 매력을 지닌 책이다.

여러 장르의 책들 내용을 요약하면서 작가 자신의 체험이나 사유를 단상으로 피력하는 게 이 책에 푹 빠지게 하는 매력이다.

자칫 독서 에세이로 머물지도 모를 책 속의 내용에 작가의 예술적 감흥을 덧입혀 더욱 책 내용이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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