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안 좋아서….”

매년 줄어드는 수입에 어디 하소연 할 곳 없는 민초들이 즐겨 찾는 말이다.

날씨가 점점 더워져 한여름으로 향하고 있다. 매일 땀으로 속옷이 젖을 만큼 일해도 좀처럼 생활이 나아지지 않는 것이 우리 서민들의 공통된 고뇌가 아닐까 생각한다.

나를 진중히 돌아볼 여유 가져야

이런 저런 경기 지표들을 보면 매년 나아진다고는 하는데 서민들은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종이에만 써진 경제지표들 보면 또 다른 소외감마저 든다.

하긴 지난 IMF구제금융 전후로 부터 경기가 죽었다는 말을 15년이 지난 지금도 똑같이 듣고 있으니 이 얼마나 답답한 일인가. 마치 골짜기에 울려 퍼지는 메아리처럼 여기 저기 아우성의 울림들만 반복되다보니 마음들이 더 위축되고 생기를 잃어가는 것이 아닐는지.

가만 생각해보면 십수년 동안 경기가 나빠졌다고는 하나 정말 모든 사람들이 다 나빠지기만 했겠나? 그럼 정말 경기가 좋아지면 우리네 삶도 좋아지기는 하건가라는 의문도 생긴다.

요즘 세상의 변화가 얼마나 빠른지 주위를 한번 둘러보자.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신상들, 지난달 다르고 이번 달 다른 사회 환경들. 멀리도 말고 많은 국민들이 소지하고 다닌다는 스마트폰을 한번 예로 들어보자.

수십만원 하는 기기를 수시로 바꿔야 할 만큼 세상의 변화가 획기적으로 빠르지 않는가? 컴퓨터 기기들의 발전에 등한시 했던 기성세대들이 이제는 살아가는데 불편을 느낄 만큼 세상은 컴퓨터화 돼버리지 않았던가.

스마트기기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많은 기능들을 탑재했어도 나는 그것 쓸 일 없어서 필요 없다고 치부할지 모르나 알고 안 하는 것과 모르고 안 하는 것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 돼버릴 것이다.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오를 정도의 노력이나 급류를 오르는 역행의 기술이 없이 그냥 죽어라 노를 저어 봐도 결국 그 자리를 맴도는 거라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늘 똑같은 나를 보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수년 전에도 경기가 나빠 지금의 내 삶이 힘든 것이고 지금도 똑같은 말을 되풀이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그래서 변화는 세상이 아니라 내가 그 대상이 돼야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세상에 순응해 가는 것이야 말로 변화라고 생각하며, 그렇기에 내가 더 발전하고 세상에 적응 할 최소한의 노력으로 부터 변화라는 말을 쓸 수 있는 거라 생각한다.

물론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꿔야하는 변화는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송충이가 솔잎만 먹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우리 서민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지금의 일을 송두리째 바꿔야만 변화라고 생각 한다면 그건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최선이고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일에서, 지금의 자리에서 나를 더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존재하리라 생각한다.

그 마음을 받아들이고 나를 진중히 돌아다볼 여유를 갖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변화고 시류에 떠밀리는 것이 아니라 나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동력이 돼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렵다고 찡그리고 자포자기(自暴自棄)할 때가 아니다. 15년 전에도 힘겨움을 털고 일어났었다. 그때에 비해 지금이 결코 더 어려워 졌다는 생각은 안한다.

변화는 세상이 아니라 내가 돼야

아직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든지 남아있고 최소한 이것만큼은 내가 전문가라고 자부하며 사는 민초들이라면 그 질긴 생명력을 버팀목 삼아 다시 한 번 나아갈 수 있는 세월을 우리들 스스로 만들어가 보는 것이야말로 정말로 멋들어진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경제 전문가나 컨설팅에 능한 사람은 아니지만 마음이 아프고, 양 어깨 가득 무거운 바윗덩이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지친 이웃들을 대하면서 늘 이런 말을 전하고 싶었고, 나 또한 이 생각으로 좀 더 나아지는 내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부족하나마 감히 고언을 전하고자 한다.

더운 여름 흐르는 땀방울이 고단함의 흔적이 아니라 삶의 희망 같은 징표로 느껴 질 우리들이 됐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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