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해결하지 못한 청주·청원의 통합을 4번째 만에 주민의 손으로 이뤘다. 통합시의 인구규모는 광역시를 제외한 전국 시 단위에서 7위의 도시가 된다. 청주·청원의 통합은 대전시 및 세종시의 개발과 함께 중부권에 300만 메트로폴리탄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통합으로 형성되게 될 청주시, 대전광역시, 세종시를 아우르는 도시권은 국토의 중앙에 있으면서 행정·산업·교육·교통의 중심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역은 수도권과의 근접성 이외에 다른 어느 도시권보다 행정적 지역적 시너지 효과의 창출 가능성이 예측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시너지 창출을 예상해 청주권은 인구 100만 도시의 미래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나라 행정구역 개편의 역사를 보면 도농 통합시로 인구규모를 늘려서 광역자치단체로 독립하고자 하는 형상을 보이고 있다. 통합으로 인구 100만을 넘어선 창원시도 통합이 정착되기도 전에 광역시 논의가 솔솔 일고 있다. 광역시 설치의 기준인 인구 100만 이상을 충족하고 있는 수원시나 수도권의 시 모두가 광역시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고 있다.

청주·청원 통합시는 세종시의 개발이 완성되고 중부권이 하나의 메트로폴리탄 지역으로 등장하게 되면 인구 100만 명 도시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통합시가 미래의 청사진으로 제시하게 될 인구 100만의 도시가 되면 다른 지역과 같이 통합시는 충북도에서 벗어나서 광역시에 대한 논의가 등장할 수도 있다. 현재의 인구 상황에서는 가능성이 높지 않은 시나리오이기는 하지만 생각할 수는 있는 이야기이다. 시나리오대로 진행돼 청주권이 광역시가 된다면 충북도라는 광역자치단체는 유명무실화될 위험이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통합시로 충북도라는 광역자치단체가 없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측은 하나의 기우이다.

통합과 관련해 지역차원에서 충북도가 해결하고 관심을 둬야 할 것은 통합으로 예상되는 지역 불균형의 문제이다. 청주·청원의 통합으로 만들어지게 될 인구 82만의 도시는 충북도 인구 156만 명의 52.48%에 달하게 된다. 이는 우리나라의 수도권 인구 집중도인 49.1%보다 높은 수치이다. 현 수준에서 통합시의 예산은 1조5천억원 규모가 돼 충북도 예산의 50% 수준에 이르게 된다. 금액차원에서 다른 시·군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또한, 통합의 시너지가 커지게 되면 우선 청주·청원과 연계된 증평군, 진천군, 괴산군, 보은군의 인구를 흡입할 가능성이 높다. 지역 불균형에 가장 기본이 되는 요인은 인구이다. 인구 규모의 불균형이 심해지면 수위도시에의 주변 지역의 종속성은 커지게 되고 종속성이 커지면 지역발전의 속도는 떨어지게 된다. 이러한 지역발전의 악순환 고리를 끊지 않게 되면 청주·청원의 통합은 충청북도의 지역 간 불균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청주·청원 통합시가 출범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2년여의 기간이 남아 있다. 앞으로 남은 기간 청주시와 청원군은 통합시의 미래 청사진을 만들고 발전의 비전을 만들게 될 것이다. 이 계획에는 청주권의 발전만이 아닌 통합의 시너지가 충북 전체로 확산될 수 있는 계획이 있었으면 한다. 

통합에 의한 자신감으로 통합시의 미래 청사진을 100만 도시에 청주광역시로 발전한다는 시나리오로 만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통합을 이유로 지역이기주의를 확대하거나, 통합을 청주·청원만의 축제로 진행한다면 지역차원에서 바람직한 통합이란 평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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