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원안 아닌 원안’ 아쉽다
세종시 ‘원안 아닌 원안’ 아쉽다
  • 김영재 기자
  • 승인 2012.06.21 1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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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stion] 이춘희 초대 행복도시건설청장

정주여건 당초 계획에 크게 못 미쳐

사람 중심의 행정도시 돼야 성공한다

우리나라의 17번째 광역자치단체인 세종시의 출범이 불과 10일 앞으로 다가왔다. 세종시의 모체는 신행정수도이다. 신행정수도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구상하고 스케치했다. 이를 채색한 이는 이춘희 초대 행복도시건설청장이다. 그는 당시 신행정수도와 관련한 전반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 인물이다. 그는 지금의 세종시가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원안이라고 하지만 사실상은 수정안에 불과하다고 진단한다. 그를 만나 세종시와 관련한 얘기를 들어봤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구상한지 10년 만인 7월 1일 세종시가 공식 개청 한다. 당초 신행정수도였지만 지금은 세종시이다. 이를 입안하고 실행에 옮긴 주체(당시 신행정수도건설추진단장)로서 소감은?

“감회가 깊다. 당시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신행정수도 공약을 했는데 당선된 후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맡았다. 위헌 결정과 함께 행정중심복합도시로의 명칭 변경 등 많은 곡절이 있었지만 반드시 추진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세종시 착공이 구상부터 5년후 2007년이었다. 이 과정에서 특별법 제정을 주장해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과 일부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특별법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첫째는 노 전 대통령 임기 내 착공을 위해서 필요했다. 법으로 제정하면 신속한 착공이 가능했고 또 법적 보호를 받기 때문에 원활한 추진 또한 담보할 수 있다고 봤다. 둘째는 ‘연속성’ 보장 차원이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국회의 동의가 없다면 건설과정에서 연속성을 보장받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정권은 유한하지 않는가. 세종시 건설은 말 그대로 백년대계(百年大計)였기 때문에 흔들림 없이 추진됐어야 했다. 특별법이 제정됐는데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법적 보호를 담보하지 않고 일개 정책으로 추진됐다면 현정부에서 어떻게 됐을지 훤하다. ”

▶수도권에서 신행정수도 건설을 극렬히 반대했을 때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5년 임기 대통령이 백년대계를 함부로 하느냐”고 말했다. 실무자 입장에서 어떤 심정이었나?

“임기 4년의 서울시장이 서울시와 관련한 20년, 50년 계획을 세우는 게 당연하지 않느냐는 말로 답하고 싶다.”

▶현정부 들어서고 세종시 건설을 놓고 원안이다 수정안이다 해서 위헌 결정이후 또 한번의 위기가 있었다. 결국은 국회에서 수정안이 부결돼 지금 원안대로 추진되고 있는데 제대로 되고 있다고 보나?

“정확히 얘기하면 지금의 형태는 ‘완전한’ 원안이 아니다. 위헌 소송과 수정안 사태로 당초 계획보다 3∼4년 늦어진 것은 그렇다해도 내용이 많이 변한 것 같다. 내가 세종시에 대한 세부그림을 그릴 때 가장 먼저 고려했던 게 정주환경이었다. 고향을 떠나야 했던 원주민과 이 곳으로 생활터전을 옮겨야하는 정부부처 근무자를 우선 배려해야 했다. 원주민의 떠돌이 생활 방지를 위해 더 신경이 쓰였다. 원래 원주민이 2010년 첫마을아파트단지에 입주하는 것으로 예정됐는데 이런저런 원인으로 1년이 늦어졌다. 또 아파트단지마다 문화공간인 복합커뮤니티광장을 조성키로 계획했는데 첫마을아파트 1단계 이외는 찾아볼 수 없다. 살기 좋지 않은 여건을 만들어 놓고 그 곳에 가서 살아라하고 등 떠밀 수는 없지 않는가? 지금은 오로지 외형 갖추기에만 전력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원안과 수정안 중 무엇이 낫다고 생각하나?

“원안은 행정중심이고 수정안은 경제중심이라고 본다. 두 방안을 판단하기 위해선 우리나라의 정치경제 현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주축은 아직까지 정치행정이다. 행정중심이 되면 자연히 경제가 따라붙게 된다는 말이다. 물론 기업들이 내려온다면 효과가 클 것이다. 수도권 집중화가 왜 심각한지 생각하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수도권정비계획법으로 수십 년 간 과밀화를 강제했는데도 별반 효과가 없었다. 정부가 솔선수범하지 않는다면 기업의 지방이전은 어렵다고 본다. 정부가 먼저 움직여야 기업이 믿고 따른다.

▶세종시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보나?

“앞서 얘기했듯이 원안이 아닌 원안으로 세종시가 건설되고 있지만 그래도 원안에 충실하게 추진된다면 결코 실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5년간 몸담았던 곳이다. ‘세종시가 잘못됐다’는 소리를 들으면 속상하다. 사람이 중심이 된 행정도시가 돼야 한다. 그러면 지역 발전은 물론이고 국가도 크게 발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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