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남초 65회 동기회, 은사와 함께 수학여행 떠나

▲ 지난해 청남초 65회 동기회가 어린 시절 자신들을 가르쳤던 교사 4명과 함께 제주도로 추억의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스승의 날을 맞아 한 스승이 제자들에게 받은 감동의 선물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37년 전 청주 청남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던 강래훈 교사(76).

지난해 그는 청남초 65회 졸업생들로부터 사은회에 참석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제자들은 스승의 날 해마다 반복되는 똑같은 행사대신 추억을 함께 공유하고 특별히 기억될만한 선물을 준비했다며 강 교사에게 ‘추억의 수학여행’을 제안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서울로 수학여행을 갔던 것처럼 학창시절로 돌아가 함께 여행을 떠나자는 것이다.

강 교사는 50세의 나이에 접어든 40여명의 제자들과 37년 만에 청남초 학생과 교사로 다시 만나 1박2일 여정의 제주도 수학여행 길에 올랐다.

제주도로 향하는 비행기 안은 설렘으로 가득했고 비가 오는 궂은 날씨였지만 스승, 동기들과 함께였기 때문에 문제될 것 없었다.

제자들과 교사들은 제주도에 도착해 첫 번째 일정으로 박물관을 관람한 뒤 옷을 다 버리도록 해수욕장 모래밭에서 뛰어 놀았다.

숙소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스승과 제자가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그 간의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제자들은 사은회에서 강 교사의 이가 좋지 않은 상태라는 것을 확인하게 됐고 치과를 운영하고 있는 제자가 선뜻 치료를 제안했다.

강 교사는 평소 치과 치료를 받으려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200만원이 넘는 비용 때문에 망설이고 있던 터였다.

제자의 권유로 치료를 결심하게 된 강 교사는 올해 3월께까지 제자가 운영하고 있는 청주 ‘손치과’에서 치료를 받은 뒤 치료비를 계산하려고 했다.

그러나 제자는 손사래를 치며 선물이라고 했고 강 교사는 제자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할인된 금액이라도 지불하려고 했으나 제자는 끝까지 돈을 받지 않았다.

강 교사는 “장년층이 된 제자들이 아직도 내 눈에는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학생처럼 보이더라”며 “오랜 시간 교사들을 잊지 않고 추억의 수학여행에 초대해준 것은 물론이고 황홀한 추억까지 교사들에게 선사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내 이가 아픈 것을 어떻게 눈치 챘는지 치과 치료비가 만만치 않음에도 선뜻 나서서 치료를 해주겠다고 해 너무 고마웠다”며 “제자들이 모두 바르게 자라 사회 구성원으로써 당당하게 살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고 교사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 기특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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