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들은 서로 협동함으로써 자기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훨씬 쉽게 마련할 수 있으며, 단결된 힘에 의하여 사방에서 그들을 포위하고 있는 위험을 훨씬 더 쉽게 모면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의 말이다.

2016년 전국체전 유치를 위해 경쟁을 벌였던 충주시와 청주시가 2017년 전국체전 유치를 놓고 다시 맞붙었다.

충주시와 청주시는 올초 2016년 전국체전 유치를 위한 경쟁을 벌였고, 충북도조정위원회에선 청주시의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충주시를 개최 후보로 선정했었다. 이후 충남 아산과 후보지 평가 결과, 이사회 투표에선 8대 7로 이기고도 과반수를 얻지 못해 현지실사 점수에서 밀려 아깝게 유치에 실패했었다.

아쉬움이 컸지만 충주시는 2017년 전국체전 유치를 위해 주민의 염원과 행정력을 새롭게 다잡고 있다.

객관적으로 충주시가 청주시에 비해 체육 인프라나 지역발전 정도가 열세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뒤집어 말하면 충주시가 전국체전을 유치해야 하는 당위성이 될 수 있다.

전국체전을 통해 지역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나, 충북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한 대의명분에서도 지역 발전 수준이 우위에 있는 청주시의 양보와 배려가 필요하다.

충주시나 청주시 모두 2017년 전국체전을 충북에 유치하겠다는 큰 틀에서 본다면 동일한 목표를 지닌다.

그렇다면 서로 협력해야 얻을 수 있는 법이다.

대외적으로 경쟁 관계에 있는 전북의 경우, 지역발전 수준이 우위에 있는 전주시가 익산·군산시를 배려해 전국체전 유치 경쟁에서 스스로 빠진 점도 이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세계로 도약하는 인구 67만의 충북의 상징 청주시가 지역발전 정도나 대외적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전국체전보다는 동아시아대회 또는 유니버시아드대회나 아시안게임 등을 유치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충주시는 이번 전국체전 유치신청을 하면서 ‘화합’을 화두로 내세웠다.

보은·옥천·영동 등 남부3군은 물론 청주권에도 인기 경기 종목을 배정하는 등 충주 뿐만 아니라 충북 모두가 화합하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다.

청주시는 이런 충주시의 염원과 의지를 헤아려 이를 포용하고 충주 유치에 협력하는 ‘장자(長子)’의 대범함을 보여야 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충주와 청주를 비롯한 충북 전체의 발전을 도모하고, 양보와 배려와 이해를 통해 도민의 역량 결집과 협력을 이끌어내는 모델이 될 수 있다. 충주와 청주간 경쟁이 아닌 충북과 다른 시·도간 경쟁이라는 큰 틀에서 접근하는 청주시의 대승적 결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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