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정형시집… 자유시적 시조틀 선봬

시인 권순갑씨가 정형시집 ‘몽울’을 발간했다.

‘문예한국’ 신인상에 시로, ‘문학저널’ 신인상에 시조로 등단해 자유시와 정형시를 함께 써오고 있는 권 시인은 이미 두권의 자유시집을 펴낸바 있으며, 이번 시집은 그가 시조시인으로서 펴낸 첫번째 정형시집이다.

그는 시집 서문에서 “힘들 때마다 시조는 지표가 돼줬으며 부족하지만 구구절절 써 온 시조를 통해 먹장구름 속에서도 태양은 빛난다는 것과 깊은 골짜기라서 한 줌 햇살이 그렇게 밝고 따스했다는 소망을 깨우쳤다”며 시조 쓰기의 의의를 스스로 정리하고 있다.

이번 시조집의 특징은 오랜 습작을 통해 얻어진 자유시적 기법인 자유시의 특징과 시조의 3·4·3·4/3·4·3·4/3·5·4·3의 율조가 얽혀 있는 자유시적 시조의 틀이다.

이에 시집 ‘몽울’의 해설을 쓴 시인 반영호씨는 권순갑 시인을 ‘은유로 처리하는 여백의 미학적 율격 고수’로 칭하고 있다.

반씨는 “권 시인의 글은 여전히 사군자다. 권 시인은 절대로 서양화를 그리지 않는다. 누가 뭐래도 한국화를 그린다. 아니 동양화에서도 더 범위를 좁혀 수묵화, 사군자를 치는 솜씨라 해야 맞다”며 시인의 시세계를 동양 수묵화에 빗대어 평했다.

또 권 시인은 꽃집을 경영하는 꽃집 주인답게 작품 전체가 꽃과 나무, 자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갈대, 눈꽃, 만산홍엽, 사랑의 씨앗, 철쭉, 개불알꽃, 산나리, 상사화, 해국, 붉은 인동초, 천일홍, 백목련, 복수초, 여뀌, 양파, 오이넝쿨, 도깨비바늘, 들국화, 억새, 노송나무, 매화분재 등 꽃과 나무와 자연을 통해 인간적 내면이 가슴속 깊이 내재돼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함께 민달팽이, 쓰름매미, 이슬방울, 그림자, 고드름, 타조, 물새, 철새, 쇠오리, 고추잠자리, 달랑게 등 자연과 곤충에 관한 이야기들도 많아 동물, 식물, 자연에 대한 그의 애정 어린 시선이 가득하게 실려있다.

권 시인은 “이 시집이 덤불에 피는 한 송이 꽃으로 지치고 힘든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면 더 바랄게 없다”며 독자들에게 소박한 소망을 전했다.

도서출판 찬샘. 114쪽. 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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