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경태 대전지역 본부장

충남도 한 공무원의 상식 이하 발언이 충남도의원들의 실소를 자아냈다.

충남도 문화체육국 A공무원은 1일 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업무보고를 통해 공주 우금치 전투 정비사업을 설명하면서 동학농민전쟁 당시 최대 격전지였던 우금치 전투를 “임진왜란때 발생한 사건”이라고 설명해 도의원들로부터 심한 질책을 들었다.

하지만 이 공무원의 한심한 발언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또 다른 의원이 이 공무원의 어이없는 대답을 듣고 “동학농민운동이 왜 일어났느냐”며 핀잔을 줬다. 그러자 이 공무원은 “고부군수 정봉준의 심한 수탈에 농민들이 일으킨 것”이라고 답변, 도의원들의 실소를 자아냈다.

물론 이날 해프닝을 단순히 한 공무원의 역사에 대한 몰상식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우금치 정비사업은 충남도가 역점 추진하는 사업이라는 점이다.

더욱이 이 사업은 안희정 충남지사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담당공무원이 우금치 전투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채 사업을 추진, 우금치 사업이 제대로 완공될지 의구심이 든다.

흔히들, 지방의 미래를 먹여 살리는 것은 그 지역의 ‘문화컨텐츠’라고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지자체들이 새로운 형태의 역사·문화 컨텐츠 개발을 시도하고 있으나 담당공무원들의 경직된 사고로 인해 실패하는 사례를 숱하게 보아왔다.

사업을 추진하면서 역사 문화에 대한 배경이나 의미를 알지 못한 채 단순히 배정된 예산을 집행하는 공무원은 그만큼 사업에 열의가 없다는 증거다.

충남도는 이번 소란을 단순히 한 공무원의 실수로 여겨서는 안된다.

역사와 문화에 대한 명확하고 질좋은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선 담당 공무원부터 달라져야 한다. 스스로 잘못을 되짚고 시정하며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공무원은 결국 공직사회에서 영원히 퇴출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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