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는 지구생성과 함께 탄생했으며 다종의 식물들이 숲을 이루고 인류와 동물이 공생해왔다. 식물들은 지형과 기후의 환경에 따라 자생되었으며 이 중 소나무는 한민족의 기상을 상징하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소나무는 이미 6700년 전부터 한반도에 70% 이상 서식하는 대표적 나무로 통계에 의하면 161만ha에 16억1천만 그루가 있다고 한다.

조경수로 각광 받으니 절도까지

오늘날 지구온난화와 각종 병충해, 산업개발 등으로 소나무 군락지가 사라지고 있어 그 대책이 요구되는 시점에 이르렀다. 과거 불쏘시개를 주로 했던 시기를 지나 일제강점기 때의 무차별적인 벌목과 이후 6·25전란으로 산림이 극도로 황폐화 됐다. 이후 벌거숭이가 된 산을 수십 년에 걸친 식목으로 산비탈에 소나무와 외국 활엽수로 산림녹화에는 성과적이었다. 그러나 단시간에 푸른 숲으로 만들려는 산림정책으로 자연복원에 등한시해 대형 산불피해를 최소화하지 못하고, 경제성이 낮은 임목 식재로 목재 자급률이 떨어지고 있다.   

소나무는 민족의 경제발전과 애환을 같이 겪었다. 열 에너지원이 부족해서 땔감에만 의존하던 시절에는 장작, 삭정이, 갈비 등 소나무가 수난을 당했고, 1970년 중반까지만 해도 학생들이 단체로 산에 올라가 송충이를 잡아 구덩이를 파서 한곳에 모아 묻거나 석유 솜방망이를 쓰는 등 생각만해도 징그러운 일을 했다. 1988년 이후 땔감 채취 등이 없어지자 죽은 소나무나 간벌작업 후 생긴 폐목재에서 발생한 재선충으로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 재선충을 직접 없애는 약제나 천적생물 개발 등이 이뤄지지 않는 한 해가 갈수록 그 피해는 더 커져 자칫 멸종할 위기에 처해 이에 대한 방법을 강구해야 함이 시급하다.  

소나무는 금강송처럼 곧게 자라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한반도의 지형 특성상 동양화에 나오는 꼬불꼬불한 나무가 많아 실제 경제수종으로는 부적당하다. 소나무는 직사광선이 내리쬐고 수분이나 영양분이 열악한 환경에서 잘 자란다. 산 능선의 암각 지역이나 계곡 하류에 모래가 쌓인 지역이 소나무의 자연입지조건이어서 도심지나 가로수로 식재된 소나무는 지나친 가지치기와 환경 공해로 인해 그 생존율이 상당히 희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무가 조경수로 각광을 받으면서 수십년 된 나무들이 절도범들에 의해 피해를 입고 있다.  

한민족의 상징 소나무는 우리의 삶과 같이 했다. 지금은 병원에서 태어나고 사망해 화장하는 추세지만 예전에는 소나무로 지은 집에서 태어나 청솔가지로 미역국을 끊이고 산모가 따뜻한 구들장에서 산후조리를 했다. 아기가 태어나면 솔가지에 금줄을 매달아 잡균을 막고 악귀를 쫓았는데 실제로는 숯의 강한 환원성이 산모와 아기를 해로운 미생물에서 보호해 주는 역할을 했다.

굵은 소나무는 대들보로, 휜 가지는 서까래로 보금자리를 짓고, 관솔가지로 불을 지펴서 음식 조리와 난방을 했다. 보릿고개 때는 송기죽에 송기떡으로 배고픔을 면하고, 봉황과 송이 버섯 등 각종 질환의 약재와 명절에는 송화다식, 송편, 솔잎주, 송차 등 특식을 제공했으며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도구도 소나무와 땔 수 없는 관계였다. 인생을 마치면 소나무로 된 칠성판, 관, 상여로 운구되어 묻힌 뒤 소나무 숲으로 가득한 자연으로 돌아갔다. 

가수 양희은씨가 부른 상록수에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비바람 맞고 눈보라 쳐도 온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다”처럼 소나무는 어떤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꼿꼿한 우리 민족이 지내온 역사를 지켜본 산 증인이다. 때로는 여인의 절개로, 민주화의 상징으로 요즈음은 각급 학교의 교목으로 선정되는 우리와 친숙한 나무이다.    

병충해·개발로부터 보호해야

소나무 숲이 우거진 곳이 자연휴양림으로 거듭나고 있다. 소나무는 솔 향기 독특한 향기만으로 가치를 지켜온 것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의 삶의 공동체였다. 최근에는 웰빙 바람을 타고 소나무를 활용한 각종 음식은 물론 약재와 화장품으로 개발되고 있다. 오늘 아침 썰매장에서 아이들이 소나무로 만든 썰매를 타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초롱 초롱한 눈빛에서 우리의 미래를 보는 것 같다.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 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애국가 2절에 나오는 민족의 정체성 소나무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우리 모두가 합심해 병충해 방지와 개발로부터 보호해 온갖 풍상을 겪어온 소나무처럼 곧은 마음가짐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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