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시민드슨트 강병선씨

2011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꽃은 작품이 아니라 시민이었다.

시민도슨트로 참여한 한 시민이 개막 직전에 뇌종양 판정을 받았지만 수술을 미루고 비엔날레에 참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강병선씨(47·여·청원군 남일면 효촌리).

강씨는 지난해 4월부터 한국공예관에서 개최한 20주 과정의 공예아카데미 시민도슨트 과목에 참여한 뒤 최종 면접을 통해 2011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시민도슨트로 선발됐다. 40일간 비엔날레 행사장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작품 설명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는 비엔날레 개막을 불과 보름 앞두고 두통과 어지럼증이 심해 병원을 찾았고 병원에서 뇌종양 판정을 받아 수술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비엔날레에서 시민도슨트를 하고 싶은 자신의 꿈과 사회적 책무를 앞에 두고 수술대에 오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은 강씨는 병원측과 상의 끝에 수술 날짜를 비엔날레 종료 이후로 미뤘다.

강씨는 40일간의 비엔날레 기간 중에 뇌종양 사실을 그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병원에서 처방해 준 약을 먹으며 본전시관에서 시민도슨트 업무를 맡았다. 하루에 작게는 3천여명, 많게는 1만5천여명이 방문했지만 단 한 순간도 아프다는 표현이나 내색을 하지 않았다. 그 누구보다 밝고 쾌활한 모습을 보이려고 애썼다.

관람객들에게 꼼꼼한 작품 안내와 설명도 아끼지 않았다. 점심시간에는 행사장 광장에서 동료 도슨트와 함께 싸가지고 온 도시락을 나눠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행사가 종료된 후 강씨는 제일 먼저 병원으로 향했다. 지난해 11월 24일 서울 강남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 정밀검사를 거친 뒤 11월 28일에 대수술을 받았다. 20일간의 입원치료를 마친 뒤 지금은 통원치료 중이지만 3월까지는 수술회복을 위해 안정이 필요하고 집중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

강씨는 최근 몇 년간 충북중앙도서관에서 운영하는 가구제작 강좌에 참여했으며 지역의 목공예가 공방에서 창작활동을 하는 등 생활공예에 관심이 많았다. 비엔날레 시민도슨트로 참여하게 된 것도 공예의 숲에서 작품과 함께 호흡하며 새로운 꿈을 담금질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강씨는 “공예는 생활을 아름답고 윤택하게 할 뿐 아니라 자신의 마음도 치유할 수 있는 마력을 갖고 있다”며 “40일간 공예비엔날레에서 시민도슨트로 일했던 것이 내 인생에 가장 아름답고 행복했던 순간”이라고 말했다. 또 “병이 완치되면 다음 비엔날레에서도 시민도슨트로 참여해 더 많은 사랑과 봉사를 펼치고 싶다”며 “청주와 청원지역이 공예로 하나되고 공예로 새로운 세상을 열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엔날레조직위 관계자는 “강씨가 너무 밝은 표정으로 일을 했기 때문에 아픔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고 최근에야 수술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강씨처럼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 때문에 비엔날레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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