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14세기 말 간행된 ‘직지’와 15세기 중반 독일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인쇄술 발명은 인류 문화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였다. 특히 서양은 당시 소수 성직자들만이 독점했던 성경이 대량으로 인쇄돼 일반 대중들에게 손쉽게 읽혀지면서 종교개혁의 시발이 됐다.

소외 계층 없는 정보화 사회

중세시대 금속활자의 발명은 오늘날 IT혁명만큼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오늘날 금속활자에 버금가는 기술력은 정보통신 산업이다. 20세기 가장 혁명적인 전자기술인 텔레비전의 발명과 이동전화,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전은 미디어 민주주의의 고전적 콘텐츠로서 상황에 따라 정치적 수단에 이용되기도 한다. 우리나라 이동전화 가입자수는 2011년 12월 현재 5천220만명 이상으로 전체 인구수 보다 많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교통수단은 물론 걸어 다니면서도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어 말을 걸기가 매우 조심스럽다. 정보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스마트폰은 20∼30대 젊은 층을 공략해  첨단 기계에 능숙치 못한 나이든 장년이나 노인층과의 정보격차가 확산되고 있다.

정보화 사회는 소외되는 계층이 없게 다양한 서비스가 이뤄져야 한다. 소외 계층에 맞는 글자판과 화면의 크기 그리고 트위터, 소셜 네트워크, 페이스북 등 가상 현실에서 인적 네트워크가 필요치 않는 정보 소비자에 대한 배려로 보편적 서비스가 이뤄져야 한다.

휴대전화와 컴퓨터 기능이 결합된 스마트폰이 앱(App)과 함께 우리 실생활에 적용된 것은 불과 3년 남짓하다. 기존에 컴퓨터에서만 가능했던 전자책이 스마트폰으로 대중화되면서 더욱 증가되고 있다. 스마트폰의 크기에 따라 가독할 수 있는 상황이 달라지기도 하지만 손 안에서 검색하거나 읽을 수 있는 전자책은 가벼운 읽을거리와 신속한 도서목록 검색에 적합하며 일반 도서나 전공도서는 읽기에 불편하다.

스마트폰으로 전자책을 보면 많은 책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게 되고 시공간을 초월해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쉽게 피로해지고 집중력이 저하된다. 그래서 책이나 신문을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읽을 때 감동과 희열을 느끼는 애독자들도 많다. 디지털 시대가 이미 사람들의 행동과 문화를 확연히 바꿨듯이 전자책의 수용은 불가피하며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최근에는 가벼운 베스트셀러 전자책도 증가하고 있다. 또한 도서관에 직접 가지 않고서 스마트폰으로 내가 원하는 다양한 정보를 손쉽게 검색한다. 이러한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공공장소에서 책을 읽는 모습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전자책이 처음 세상에 출현했을 때 종이책 시장은 전멸을 할 것이라는 예견과 달리 오늘날 전자책 시장이 다소 증가 했지만 여전히 공존하고 있다. 초기의 전자책과 달리 최근에는 화려한 동영상이 가미된 전자책이 주류를 이루고 앞으로도 더 많은 기술로 보강될 것이다.

책을 통하지 않고 정보를 얻는 소셜 네트워크나 트위터를 통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면 새로운 지식체계를 창조하고 여론을 형성하기도해 때로는 정치력을 발산하기도 한다. 이러한 정보 네트워크는 금속활자, 인터넷과 또 다른 문화혁명이라 할 수 있다.   

직지(直指)의 마음자세 필요해

그러나 활자화 된 인쇄물이나 전자책이 아닌 인터넷 정보물은 검증이 안 된 정보들이 많아 이를 이용할 시에는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제 사람들의 삶은 스마트폰 화면의 손가락 끝에서 공개돼 많은 컨텐츠들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다가 저작권 침해에 연루될 수 있다. 오늘날 시공간을 초월해 네트워크의 효율성에 매혹돼 일상생활에 필수품이 된 스마트 시대는 자칫 인간성이 소외될 수도 있다. 우리는 새로운 시대 흐름에 스마트폰으로 눈과 귀를 대신해 손동작 몇 개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중독 증후군마저 나타나고 있다. 시대의 흐름을 거역할 수 없지만 자신의 본성을 되찾는 직지(直指)의 마음자세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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