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단의 논어심득<43>]--음수현<청주시립 북부도서관>

바쁘게 시간이 흘러가는 현대인에게는 어떤 도덕과 신념을 지니고 살아가야하는지에 대한 고민 없이 그저 살아가는데 급급하기만 하다. 양적인 삶의 질은 높아졌으나, 이기주의가 팽배한 우리를 뒤돌아보게 하는 고전 한권을 만나보자.

‘위단의 논어심득’은 발간 당시 중국 출판역사의 기록을 경신하고 중국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28주나 1위 자리를 차지한 도서로 중국인에게 많은 호응과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여성학자인 위단은 전공자가 아님에도 어렵게만 느껴졌던, 그리고 낡은 옛것으로 치부됐던 논어를 일반인도 쉽게 접할 수 있게 쉬운 예시와 다양한 이야기로 편안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비전공자가 쉬운 얘기로 논어를 얘기하자 상업주의나 얕은 수가 아닐까 하는 비판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아마도 논어라는 책을 어렵게 써놓았다면, 10장쯤 읽다가 덮어버렸을 텐데 일반 대중의 시각에서 평이하게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위단은 논어의 내용을 천지인의 길, 마음의 길, 처세의 길, 군자의 길, 교우의 길, 이상의 길, 인생의 길 등 모두 일곱 마당으로 나눠서 기술하고 있다. 각 마당에서는 공자와 그 제자들 사이에 있었던 일화나 공자의 가르침 내용을 담고 있고, 가르침의 내용과 유사한 내용을 다룬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특히 교우의 길에서는 진심으로 일러주고 잘 이끌되 따라오지 않으면 그만두어 스스로 치욕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우정을 말해주고 있다. 친구가 잘되길 바래서 하는 말도 어쩌면 간섭과 오만에서 나오는 행동일 수 있었다는 경험을 토대로 봤을 때 마음에 와닿았다. 거리유지와 독립은 인격에 대한 존중이라고 한다. 이는 비단 친구와의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가족, 사회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따라서 우리가 접했던 공자나 논어가 윤리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로 느껴졌던 고전, 딱딱함, 지루함과는 별개로 여겨지게 된다.

저자는 공자에 대해 세상의 다양한 컬러를 이어주는 회색의 공자라고 단언했다. 시대와 국경을 초월하여 광범위하게 이어져 있지만 주제 하나만은 단순하기 그지없는, 컬러와 성별·시간과 공간의 구분이 없을 정도로 단순하다. 그저 온도만 있을 뿐이다.

책의 내용들을 통해 머리로 이해하는 단계에서 넘어서 심득(心得) 즉, 마음으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경지에 다다를 수 있다면 우리 사회가 좀 더 따뜻하고 예의와 긍정으로 풍요로운 사회가 될 것이다. 위단의 논어심득은 다양한 교훈을 얻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참사람이 되라는 가르침이 으뜸인 책으로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이 한권의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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