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이탈리아 국채금리(수익률)(10년물)가 연 7.229%까지 상승했습니다. 이탈리아 국채금리는 지난 9일 연 7%대에 진입한 뒤 하루만에 6%대로 내려왔지만 15일 다시 7.039%로 올랐고 이틀만인 17일 0.2%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것입니다. 이날 ‘헤지펀드의 대부’인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는 ‘이탈리아 채권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추가매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국내 한 언론 보도 내용이다.

채권금리가 올랐는데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는 왜 이탈리아 국채매수를 기피한 걸까.

그것은 채권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이 떨어져서 자본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채권금리와 채권가격은 정반대로 움직인다(말킬 B.G. Malkiel의 채권가격정리 bond price theorem). 채권 투자를 통해 받을 수 있는 미래의 원리금은 발행과 함께 고정된다. 따라서 할인율인 채권금리가 오르면 현재 가치인 채권가격은 떨어지고, 반대로 채권금리가 하락한다면 채권가격은 오르게 된다. 예를 들어 1년 후에 받을 수 있는 원리금이 1천60만원(원금 1천만원, 이자 60만원)인 채권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어느날 채권금리가 6%에서 7%로 높아졌다면 채권가격은 1천만원(=1천60만원/(1+0.06))에서 약 990만6천원(=1천60만원/(1+0.07))으로 떨어지게 된다.

반면 채권금리가 5%로 낮아졌다면 채권가격은 약 1천9만5천원(=1천60만원/(1+0.05))으로 올라가게 된다. 물론 채권가격이 하락하더라도 파생상품거래 등을 통해 이익실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투자의 귀재인 조지 소로스가 단순히 채권금리 상승이라는 하나의 요인만을 고려해 이탈리아 국채보유를 기피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국채가격이 하락하게 되고 국채가격이 하락하면 RP(환매조건부채권) 등 금융거래에 필요한 증거금(담보금)이 추가로 필요하게 된다. 추가증거금을 쌓게 되면 금융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이탈리아 국채를 보유할 유인이 줄어들게 되고 결국 시장에서는 이탈리아 국채에 대한 투매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이탈리아 국채투매는 국채금리 상승, 국채가격 하락, 증거금 추가적립, 국채투매의 악순환(negative feedback loop)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국가부도 사태를 경험했던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의 당시 상황과도 매우 유사하다.

이탈리아 국채금리의 상승은 당초 이탈리아 정부에 대한 정치적 신뢰문제에서 비롯되었지만 이제 국가부도위험으로 발전하여 유럽은 물론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형국이다.

신상준 충북본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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