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아이디어하우스

미래형 주택이 찾아 왔다.

전기요금 ‘0원’, 수돗물 사용료 ‘0원’, 난방비 ‘0원’. 관리비 ‘제로(Zero)’형 주택이 등장했다. 

‘태양과 빗물’만 있으면 만사 ‘OK’다.

외계인이 사는 꿈의 주택이 아니다. 사람이 사는 집이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에서 승용차를 타고 40여분을 달려가면 샤알람(Shah Alam)시(市)의 타운하우스, 즉 단독주택 밀집단지인 ‘데나이 알람(Denai Alam)’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단지는 말레이시아 최대 주택개발업체인 사임다비(Sime Darby Property)가 지난 2004년부터 ‘무탄소(Carbon Zero) 주택 단지’로 개발하고 있는 곳이다.

사임다비가 무탄소 주택건설 시행·시공사인 것이다. 이 단지에는 앞으로 3만5천여 무탄소 주택이 건설될 예정이다. 데나이 알람의 중심부에 들어서면 무탄소 주택 분양 사무실과 함께 사임다비 사무실이 있다. 바로 옆 초록 잔디밭 한 가운데 주황색 지붕으로 둘러싸인, ‘예쁜 집’ 한 채가 눈에 띈다.

그 집이 바로 사임다비가 선보인 미래형 주택 ‘아이디어 하우스(Idea House)’다.

완 아므룰 무스타파(Wan Amrul Mustapha) 사임다비 부동산개발 팀장이 취재진을 안내했다.

여느 집과 비슷한 현관에 신발을 벗어 놓고 거실로 들어섰다. ‘잘 정돈되고 고급 자재로 마무리 한 깔끔한 인테리어’라고 표현할 수 있는 느낌. 일반적인 주택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하지만 아이디어하우스의 실체를 알고 보면 ‘와∼’소리가 절로 나온다.

아므룰 무스타파 팀장은 “이 집은 단순한 집의 성격이 아니라 연구·실험의 집”이라며 “탄소 발생이 전혀 없는 미래형 주택”이라고 간단히 소개했다. 아이디어하우스의 기능을 집약해 설명한다면 ‘건물은 재활용 친환경 자재로 시공했다. 태양광 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해 사용하고, 생활용수는 빗물을 받아 정제해 사용한다. 리모콘 하나로 집 안팎 모든 것을 컨트롤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아이디어하우스 시공

콘크리트는 기초공사에만 사용했다. 건물을 지탱하는 골조는 탈부착이 가능한 강철로 만들어 세웠다.

건물 내벽은 접착제가 아닌, 모두 나사를 조이거나 맞춤형으로 시공됐다. 다시 뗄 수도, 다시 붙일 수도 있는 조립형이다. 내부 인테리어는 100%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가 인증한 목재 제품 또는 재활용 목재 제품이 사용됐다.

 

▶관리비 제로(Zero)

아이디어하우스에서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는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통해 생산한다. 만약 태양광 에너지가 부족할 경우 말레이시아가 공급하는 일반 전기도 사용할 수 있다.

수도요금도 거의 낼 필요가 없다. 지붕에 빗물 저장탱크에 모인 물을 정수 해 사용하면 된다. 물론 빗물이 부족할 경우 일반 수돗물도 사용이 가능하다.

▶리모콘 하나로 ‘척척’

한마디로 홈 네트워크 시스템이다. 리모콘만 있으면 조명, 냉난방, 가스, CCTV 등 집 안팎 모든 시스템을 작동할 수 있다. 안방에서, 거실에서, 각 방에서 모든 작동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각 방에 설치된 소형 월패드와 거실 TV를 통해 태양에너지 사용량과 잔량, 빗물의 양, 아이디어하우스에서 발생되는 탄소량까지 체크가 가능해 여러 상황을 미리 대처할 수 있다.

 

▶아이디어하우스 상용화

아므룰 무스타파 팀장은 “1980년대 이후 말레이시아에 산업화, 공업화, 도시화가 가속화 되면서 탄소 배출량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때문에 탄소량 감소가 절실했다. 말레이시아 최고의 주택건설업체인 우리 회사는 어떻게 하면 탄소발생을 줄일 수 있는 집을 지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 결과 미래형 주택인 아이디어하우스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이디어하우스 시스템을 80% 적용시킨 주택 76가구를 현재 ‘데나이 알람(Denai Alam)’내 시공, 분양하고 있다. 내년 5월이면 완공돼 입주가 가능하다. 조만간 아이디어하우스 시스템 100%를 접목시킨 주택이 공개될 것”이라며 “현재 아이디어하우스를 시공하는데 평당 400만원 정도 시공비가 들어간다. 앞으로 시공비는 더욱 절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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