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도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인구 200여만명의 ‘국제 비즈니스 도시’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

쿠알라룸푸르의 첫 느낌은 ‘초록’이다. 널찍널찍한 도로 중앙 분리대와 갓길에는 어김없이 각종 야자수들이 심어져 있다. 도심 곳곳에 잘 조성된 공원을 보면 말레이시아인들의 여유로움을 짐작할 수 있다. 도심으로 들어서면 어딘가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건물이다. 쿠알라룸푸르 어디를 가도 똑 같은 건물은 찾을 수 없다.

쿠알라룸푸르시는 똑 같은 디자인·똑 같이 설계된 건물 시공은 허가하지 않는다. 때문에 쿠알라룸푸르 시내 어디를 가도 각 건물들은 서로 다른 형태를 띄고 있다.

현지인들의 여유로움과 똑 같은 형태의 건물을 찾아 볼 수 없는 쿠알라룸푸르만의 독특한 도시 풍경 속에서 유일하게 똑 같이 생긴 건물이 하나 있다. 쿠알라룸푸르 근교 어디서에서 바라 볼 수 있는 그 건물. 페트로나스 트윈타워(Petronas Twin Tower), 일명 ‘쌍둥이 빌딩’이다.

쿠알라룸푸르 도심 한 복판에 하늘 높이 우뚝 솟아있는 이 빌딩이 바로 ‘쿠알라룸푸르의 랜드마크’다.

쿠알라룸푸르 가장 번화가에 위치한 쌍둥이 빌딩 부지는 당초 경마장이었다.

경마장을 철거하고 1992년 공사를 시작해 1999년 8월 쌍둥이 빌딩을 준공했다.

완공당시 쌍둥이 빌딩은 지하 6층, 지상 88층, 높이 451m로 세계 최고층 빌딩이었다. 지상 170m 높이의 41층과 42층에 걸쳐 두 빌딩 사이를 연결하는 스카이 브리지가 놓여있다.

양 건물의 흔들림을 방지하기 위한 공법이다. 이 빌딩의 소유주는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나스와 쿠알라룸푸르시의 공동소유로 사실상 국유 재산이다. 빌딩 이름 역시 석유회사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 쌍둥이 빌딩에 대한 쿠알라룸푸르 및 말레이시아인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지난 13일 현지에서 만난 ‘말레이시아 관광센터(Malaysia Tourism centre)’ 직원 나주아(NAJWA)씨는 ‘쿠알라룸푸르의 랜드마크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당연히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다. 쿠알라룸푸르 시민들은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관광센터는 “관광을 위해 2008년 쿠알라룸푸르 숙박업소에 투숙한 내국인이 73만5천821명·외국인 901만9천339명, 2009년 내국인 66만3천7명·외국인 910만7천299명이었다”고 밝혔다.

나주아씨는 “숙박업소 투숙객만을 기준으로 한 것이기에 실제 쿠알라룸푸르 관광객 숫자는 이보다 훨씬 많다”면서 “쿠알라룸푸르 관광객 모두가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를 관람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중요한 것은 쿠알라룸푸르 쌍둥이 빌딩의 하나를 대한민국 기업이 건설했다는 사실이다. 한쪽은 대한민국이, 다른 한쪽은 일본 기업이 시공했다. 한국 기업은 일본 기업에 비해 35일 늦게 공사를 시작했지만 최종 완공은 일본보다 6일 빨랐다.

또 두 빌딩 사이 41∼42층에 놓여진 스카이 브리지를 한국기업이 시공하면서 일본보다 한국의 시공능력이 보다 우위에 있음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 때문에 말레이시아에서 대한민국은 아주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나주아씨는 “말레이시아에서 한국기업, 한국인들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며 “쿠알라룸푸르의 랜드마크인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를 시공한 건설사가 한국 기업이었고 쿠알라룸푸르 곳곳의 특색 있는 초고층 건물들을 한국 기업들이 많이 시공했다. 한국 기업은 아주 정확하고 약속을 잘 지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선규 말레이시아 한인회 차기회장

“여유로운 녹색 도시개발 정책 배워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건물을 신축할 경우 기존과 똑 같은 건물은 지을 수 없습니다. 이는 말레이시아가 도시의 미적 감각에까지 신경 쓸 정도로 세심한 도시개발 정책을 펴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윤선규 말레이시아 한인회 차기 회장은 ‘쿠알라룸푸르는 어떤 도시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내년 1월 취임하는 윤 차기 회장은 “쿠알라룸푸르의 녹지 공간은 50%에 육박한다. ‘그린도시’다”며 “3∼4년 전부터 쿠알라룸푸르에도 개발붐이 일면서 녹지공간이 다소 훼손되고 있어 아쉽지만 나무와 숲, 녹지를 중요시하는 개발정책 기본 베이스는 바뀌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쌍둥이 빌딩 중 하나를 한국기업이 건설하면서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쿠알라룸푸르에서 어떤 것을 배웠으면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일단, 서울 등 한국 대도시는 답답하다. 녹지공간이 정말 부족하다. 서울에 가서 며칠만 있으면 목이 답답하고 코가 막힌다. 정말이다. 말레이시아에 돌아오면 답답함이 풀린다. 이는 서울의 공기가 쿠알라룸푸르보다 얼마나 나쁜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한국도 도시개발을 추진함에 있어 보다 넓은 녹지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차기 회장은 또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경적을 울리지 않는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에게는 친절과 질서, 여유로움이 있다. 말레이시아 도시개발 정책에도 이 같은 여유로움이 담겨 있다”면서 “대한민국도 이 같은 말레이시아만의 ‘여유로운 녹색 도시개발 정책’을 벤치마킹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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