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 두근 내 인생<36>]--김세영<청주시립남부도서관>

요즘 주말을 기다리게 하는 드라마가 있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여자와 그녀를 사랑하게 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여인의 향기’.

이 드라마의 여주인공은 어느날 갑자기 6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는다.

지금보다 행복한 미래를 위해 오늘을 기꺼이 희생하는 삶을 살아온 그녀는 ‘버킷 리스트’를 만들어 실천하며 행복한 죽음과 행복한 삶을 위한 마지막을 담담히 준비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무너져 살고 싶다 오열하고, 애지중지 아끼던 화분들을 던져 깨뜨려 버리며 코앞까지 맞닥뜨린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삶에 대한 애착을 내보인다.

죽음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아마도 이런 모습이 아닐까?

여기에도 시한부 삶을 사는 소년이 있다.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꿈으로 가득찬 나이 열일곱.

17세 소년 아름이는 조로증으로 열일곱 소년의 마음에 여든의 몸을 가지고 있다.

열여덟이 될지, 열아홉이 될지 알 수 없는… 단지 시간이 많지 않다는 확신만이 있다.

‘두근 두근 내 인생’은 17세 소년의 바람 같은 삶, 그러기에 아름다웠던 짧은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두근 두근 설레이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조각의 퍼즐처럼 늘어놓은 책이다.

우리는 순차적인 시간의 흐름에 의해 나이를 먹어가고 그 나이에 걸맞는 감정과 생활을 접하게 된다.

하지만 누구보다 삶의 속도가 빠른 아름이에게 우리가 누리는 보통의 삶은 기적이자 간절한 바램이다.

마음보다 몸이 빨리 자라서 그 속도를 따라가려 마음도 빨리 빨리 키워야 한다는 아름이. 고통과 죽음을 늘 곁에 둔채 상대적으로 길게만 느껴지는 시간을 겪는 아름이가 보여준 삶의 넓이와 깊이는 우리 삶이 살아온 세월에 비례하지 않음을 알려준다.

문득 문득 삶의 의미와 존재의 고마움을 느끼게 해준다.

소설가 성석제는 추천사를 통해 읽는 동안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고 책장이 바삐 넘어가며, 남은 부분이 얇아질수록 조바심이 난다고 했다. 나 역시 그랬다.

읽는 동안 마음이 두근 두근 따뜻해지고, 가슴 먹먹한 감동과 눈물이 넘쳤다.

바람이 신선해지고 하늘이 맑고 높아지는 아름다운 계절 가을. 슬프지만 긍정과 아름다움이 있는 두근 두근한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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