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속담에 ‘물을 다스리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라는 말이 있다. 인간생활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물이 언제부턴가 외려 인간을 위협하는 흉기로 변하고 있는 실정이다. 8월에 접어들면서 전국 곳곳의 해수욕장, 산과 계곡, 바다에는 물놀이를 즐기러 온 인파들로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분명 고유가와 어려운 경제로 심신이 움츠러들기 쉬운 시기에 곳곳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해마다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물놀이 안전사고는 오랜 기간 소방조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개운하게만 바라볼 수는 없는 입장임에 틀림없다.

조난자 힘 빠질때까지 기다려야

우리는 보통 여름휴가하면 꿈과 낭만이 있는 아름다운 장면이나 모습을 먼저 떠올리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각종 안전사고로 인하여 귀중한 생명을 앗아간다는 사실은 쉽게 잊는 경향이 있다. 익사자 통계에 의하면 하천, 강변, 우물, 저수지, 하수도 구덩이, 심지어 고인 물에서도 익사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며 감시와 보호를 받지 않는 하천변이나 강에서 익사사고의 약 90%가 발생하고 있다.

물에 빠진 가족이나 친구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 사고 취약지역이 소방서와 멀리 떨어진 비도시지역에 산재돼 읍·면 지역의 제한된 소방력으로는 신속한 구조활동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수난사고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다음과 같이 간단한 안전수칙 및 구조요령만 잘 익혀두면 수난사고를 사전에 막을 수 있을 것이다. 119구조대나 안전요원이 배치되지 않은 한적한 해변이나 저수지, 강변에서 물에 빠진 사람들을 목격하게 되면 주위사람들에게 사고사실을 큰소리로 알려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도움을 요청한 뒤에도 줄이나 허리끈, 페트병, 가방 등 주위 도구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뚜껑 있는 페트병이나 스티로폼 등을 가방에 넣어 물에 던지면 훌륭한 튜브역할을 하게 된다. 줄이나 허리끈을 엮어 던져도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여러 사람이 인간사슬을 만들어 조난자에게 접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때 혼자서 팔을 내미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특히 주위에 장비가 없다고 해서 곧바로 물에 뛰어드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안타깝지만 조난자가 힘이 빠지기를 기다렸다가 조난자의 뒤쪽으로 접근해서 머리채를 잡아끄는 것이 요구조자나 구조자 모두에게 안전하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한 후에는 필요할 경우에는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데 먼저 기도를 확보하고 환자의 호흡이 없거나 약할 경우 인공호흡을 실시해야 한다. 기관지 내의 물을 빼낸다고 시간만 낭비하지 말고 즉시 인공호흡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혈기가 왕성한 10대 청소년들의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학교 안전교육도 변화해야 한다. 안전은 지식이 아니라 실천이며 습관인 점을 생각하면 암기 일변도의 학습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몸으로 직접 느껴야하는 체험식의 교육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활동반경이 넓어지는 만 6~9세 이하 어린이들은 보호자의 통제권을 벗어나려는 경향을 보이므로 사전 안전교육 및 주의를 줘 통제할 필요성이 있다.

어린이는 거북이, 오리 등 각종 동물 모양을 하고 보행기처럼 다리를 끼우는 방식의 튜브사용은 뒤집힐 경우 아이 스스로 빠져 나오지 못하고 머리가 물속에 잠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보호자와 물 안에서 함께하는 활동 안에서만 안전이 보장될 수 있으며 어린이는 순간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익사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피서의 절정인 8월에 산과 계곡 등에서 야영을 하는 피서객들은 사전에 주변 지형 등을 숙지해 유사시 대피할 수 있는 탈출로 등을 미리 파악해 놓고, 아울러 위험한 곳에서는 야영을 하지 않는 슬기로운 지혜가 필요할 때이다.

유사시 대피 탈출로 사전 파악 필요

해마다 반복되는 여름 휴가철 수난사고, 이런 사고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우리들 스스로가 물을 다스리는 지혜를 길러야 할 것이다.

소방관서에서는 지속적으로 주민들을 대상으로 수상안전에 대한 보다 많은 계몽과 교육, 제도적인 뒷받침을 시행해야 할 것이며, 이에 발맞춰 국민들은 올바른 응급처치 방법과 여름철 수난사고시 행동요령을 잘 숙지해서 내 주변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위험으로부터 구해낼 수 있는 최소한의 자기방어적인 안전벨트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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