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 중에 가끔 쑥과 인진쑥을 혼동하는 분들이 있는데 쑥과 인진쑥은 전혀 다른 약이다. 쑥(애엽)은 맛이 맵고 쓰며 성질은 따뜻하고 약간의 독성이 있어 간과 비장, 신장에 작용한다. 방향성을 가지고 있으며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기혈을 잘 소통되게 하고, 추위와 불필요한 습기를 없애는 작용을 가지고 있어 각종 냉증에 효과가 있다. 또한 복부가 차면서 아프거나 생리불순, 자궁이 차서 임신이 안되는 증상 등에 효과가 있으며 뜸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인진쑥은 맛은 쓰고 매우며 성질이 차서 열기와 습기를 제거하며 이뇨작용이 있다. 특히 간과 담에 작용해 습열을 없애주는 작용이 있어 간과 담의 염증성질환에 이용된다. 더위지기쑥은 우리나라 각지에 흔히 나는 여러해살이풀로 사람들에게 인진쑥으로 알려져 있고 간염이나 황달 혹은 그저 간이 나쁠 것 같다고 생각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먹어 보았을 것이다.

우리가 간을 이야기할 때 위장에서 먼저 탈이 나서 간에 까지 영향이 가서 간의 염증이나 황달이 되는 경우가 있고, 간자체가 시달려서 염증과 황달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위장이 먼저 탈나는 경우는 주로 술과 음식이다. 위와 장은 음식을 받아 다른 장기의 도움으로 좋은 영양을 만들어야 피도 맑겠는데 술 먹는 사람은 흔히 위장이 술에 혹사당하는 바람에 염증이 나서 피가 탁해진다. 이렇게 구정물처럼 된 피를 간이 전부 소독하기에 부담이 오므로 간이 애를 쓰다가 염증이 나고 황달이 오게 된다. 술 이외에도 평소 위가 좋아 잘 먹고 살도 찐 사람이 과식을 하거나 음식에 중독이 돼도 이와 같이 된다.

인진은 이럴때 쓴다. 주로 뻑뻑해진 위장에 작용해 그 쓴 맛으로 장위의 염증도 잘 식혀주고 황달에도 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술도 안 먹고 과식도 하지 않는 사람도 간이 나빠지는 수가 흔히 있는데 이것은 과로나 과도한 스트레스에서 온 것이다. 바람이 불면 나뭇잎과 나뭇가지가 제일 먼저 흔들리듯이 우리 정신이 편하지 않고 불만과 짜증, 불안 초조, 실망과 낙심을 할 때 온 몸에 영향이 가겠으나 특히 간과 쓸개가 당장 활동에 지장을 받는다. 어떤 조직이든 정상 활동을 못하면 자연히 찌꺼기가 생겨 조직이 일부 막히는데 이렇게 막힌 조직으로 계속 기능을 하자니 애가 쓰이고 또 감정의 기복도 심하다 보니 간과 쓸개가 염증이 나기 쉽고 심하면 황달도 온다. 인진쑥이 이럴 때 별 효력을 내지 못하는 것은 내장조직에는 효력이 있지만 신경계통을 다스리는 약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감정으로 간이 시달리고 있는 사람은 인진쑥은 해당이 안될 뿐 아니라 많이 먹으면 오히려 위장이 식어져서 소화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평소에 속이 차서 배가 자주 아프거나 설사를 자주했던 사람, 또 간이 나빠진지 오래 된 사람도 삼가야 한다. 도움이 되는지도 정확히 모르면서 무턱대고 인진쑥을 먹는 사람도 있는데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독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할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