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대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한지도 벌써 1개월이 넘어섰다. 삽시간에 도시전체가 초토화되는 자연재해를 지켜보면서 인간의 한계가 여기까지라는 걸 느끼기에 충분했다. 엄청난 고통 속에서도 질서와 인내, 희생의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국가적 재난을 이겨내고 있는 일본인들의 모습에 전 세계가 찬사를 보냈다. 물 한통을 얻기 위해 길게 줄을 서고 주인이 없는 편의점에서도 약탈은 없었다고 한다.

日 독도 영유권 주장 교과서 통과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원전으로 몰려드는 애국의 모습을 보여줬다. 아비규환 속에 국가적 혼란에 빠졌던 아이티 대지진과 비교하면 너무나 냉정하고 침착한 일본인들의 의식과 국민성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안겨준 일본인들의 처신을 지켜보면서 “역시 일본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단합되고 잘 훈련된 그들만의 정신이 우리와는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 대한적십자사는 일본재난과 관련한 성금모금액이 2주일 만에 250억원을 돌파했고 이 금액은 자연재해관련 모금사상 최고액이라고 밝혔다.

가족과 재산을 한순간에 잃고 고통과 슬픔에 잠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최근의 일본 돕기 성금모금을 보면서 국내재난에서도 없었던 성금기록이 과연 바람직한 행동인가 의아스럽기도 하다.

연예인과 인기인들이 앞 다투어 성금을 내고 있다. 아무리 일본에서 부를 챙겼고 인도주의라고는 하지만 국가적 정서가 뒷전이라면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연예인과 인기인들의 성금은 개인적 감정이라 할지라도 공인으로써의 행동이다. 그들이 기부를 함으로써 팬들조차 몸달아하는 기현상을 어떻게 말해야 할 것인가.

큰 성금을 납부한 연예인들에게 일본보다 어려운 나라인 아이티가 대지진으로 고통을 겪었을 때 그들은 무엇을 했는가 묻고 싶다. 그리고 정작 우리나라의 이웃이 어렵고 힘들 때 얼마나 기부를 했는지 알고 싶다. 시쳇말로 넘치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은 새로운 중학교 사회교과서 가운데 지리 교과서와 공민 교과서 발행을 통해 독도를 일본국의 고유영토라고 왜곡하는 내용을 기술했다.

독도를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4개종의 교과서를 발행했다고 한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교과용 도서 검정조사 심의회를 열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학교 사회교과서 12종을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때를 같이해 임각수 괴산군수는 일본 지진 피해 돕기를 중단했다. 독도 영유권 주장 교과서 발행에 항의하는 차원에서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교과서를 발행한 것과 관련,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 돕기 성금모금을 중단한 것은 대조적이다.

임각수 군수는 일본정부는 오만방자한 영토 침탈 야욕을 즉각 중단하고 대한민국 국민과 역사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일본이 쓰나미 여파에도 불구하고 독도 영위권을 주장하자 괴산군청 11개 실과 직원들을 비롯한 군의회에서 450만원을 모금했다가 전액 독도지킴이 성금으로 기탁했다고 한다.

아무리 이웃나라라고는 하지만 일본과는 뿌리 깊은 감정의 역사가 있다. 끊임없는 왜란과 식민지배, 정신대사건, 독도영유권주장을 비롯해서 최근에는 국가적 혼란 속에서도 독도관련 역사교과서 왜곡과 함께 노골적인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역사마저 왜곡하는 일본이 우리나라가 도왔다고 해서 그들의 역사에 감사하다고 기록을 하겠는가.

우리 젊은이들이 한·일 간의 역사를 망각하고 있을 때 일본 청소년들은 왜곡된 교과서로 왜곡된 역사를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주변국으로써 걱정과 위로 그리고 자원봉사만으로도 체면치례를 했다고 본다.

성금 모금, 냉정을 되찾아야

그들의 고통을 공감하는 인간적 감정 외에는 더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일본은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으로서 짧은 시간에 스스로 재건이 가능하다고 호언을 하고 있다. 그러한 이유인지 몰라도 외국의 지원도 드물뿐더러 국제 구호를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한다.

일본 국수주의 성향과 함께 작금의 상황에도 자국의 자존심을 지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적 위기 속에서도 독도 침탈을 꿈꾸고 왜곡된 역사를 가르치겠다는 그들의 행위 앞에 인도주의는 없어야 한다. 그들이 대재앙 앞에 무서울 만큼 냉정하게 대처하고 있듯이 우리도 냉정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독도 영유권에 맞서 모금액을 독도지킴이 성금으로 기탁한 괴산군에 진심어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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