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근 교수의 작곡 음반 ‘내 영혼 바람되어’

김효근 교수가 ‘내 영혼 바람되어’라는 제목으로 번역한 아메리칸 인디언 구전시 ‘A Thousand Winds’는 망자(죽은이)가 자신의 무덤 앞에서 슬퍼하고 있는 사랑하는 이들에게 ‘자신은 자유롭게 자연의 일부가 되어 언제나 그대들의 곁에 있다’고 그들을 오히려 위로하는 내용이다. 어느 음반제작사 사장의 제의로 김 교수가 번역하여 곡을 붙였다. 2008년 6월, 돌아가신 어머니 1주기 즈음에 작업을 시작해 이해 9월 초연했다. 1년 전 세상 떠나신 어머니와 먼저 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만든 작품이라고 했다. 김 교수의 말을 듣는 필자에게도 ‘찡’하게 가슴에 전해오는 무언가가 있었다. 문득 저 세상에 계신 필자의 아버지 생각이 났다.

‘내 영혼 바람 되어’는 그의 작품 중에서 요즘 가장 많이 불려지고 있다. 일본에서도 같은 시를 번역해 곡을 붙인 ‘천개의 바람이 되어’라는 노래가 있다. 성악가가 가요풍으로 불러 크게 히트했다.

 

   내 영혼 바람 되어(A Thousands Winds)

 

                       아메리칸 인디언 구전시

                       김효근 번역/작곡

 

그곳에서 울지마오

나 거기 없소, 나 그곳에 잠들지 않았다오

그곳에서 슬퍼마오

나 거기 없소, 그 자리에 잠든 게 아니라오

 

나는 천의 바람이 되어

찬란히 빛나는 눈빛 되어

곡식 영그는 햇빛 되어

하늘한 가을비 되어

 

그대 아침 고요히 깨나면

새가 되어 날아올라

밤이 되면 저 하늘 별빛 되어

부드럽게 빛난다오

 

그곳에서 울지 마오

나 거기 없소, 나 그곳에 잠들지 않았다오

그곳에서 슬퍼마오

나 거기 없소, 이 세상을 떠난 게 아니라오

 

Do not stand at my grave and weep.

I am not there, I do not sleep.

I am a thousand winds that blow.

I am the diamond glints on snow.

I am the sunlight on ripened grain.

I am the gentle autumn‘s rain.

When you awake in the morning’s hush

I am the swift uplifting rush

Of quiet birds in circled flight.

I am the soft stars that shine at night.

Do not stand at my grave and cry;

I am not there, I did not die.

 

올해 2011년은 김효근 교수가 ‘눈’을 발표한지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래서 11월께 기념음악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30년 전 ‘눈’을 처음 부른 소프라노 조미경씨는 현재 국민대 성악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국 태생의 세계적인 소프라노 바바라 보니(Barbara Bonney)가 1998년 우리말로 부른 ‘눈’도 인상적이었다는 말을 덧붙이고 싶다. 당시 바바라 보니는 김규환의 ‘님이 오시는지’, 김동진의 ‘진달래꽃’, 윤이상의 ‘편지’, 김효근의 ‘눈’, 김동진의 ‘저 구름 흘러가는 곳’ 등 한국가곡 다섯 곡을 피아니스트 서혜경의 반주로 녹음해 자신의 음반에 수록했다.

김 교수는 2011년을 안식년으로 보내고 있다. 경영학과 작곡에 대한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 작곡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것 같았다. 대작이 하나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정식(청주대 신문방송학과 객원교수·전 CBS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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