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태 대전본부장

소방행정이 구태의연함을 면치 못하고 있어 시민들로부터 ‘눈 가리고 아웅하는 꼴’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대전시 소방행정은 지난해 전국 광역시 소방본부 평가에서 최하위를 기록했고 전임 본부장이 문책성 인사로 인해 현재 직책이 없는 대기발령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임 본부장이 지난 11일 취임했는데 공교롭게 다음날 중앙시장 화재를 당해 가뜩이나 정신이 없다.

시소방본부는 전통시장이 밀집해 있는 중앙시장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를 계기로 구조적 취약성을 찾아 개선해 나갈 특별 소방안전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시소방본부가 내놓은 특별소방대책은 전통시장의 노후 건물 등을 고려해 이 달 말까지 소방시설을 비롯해 전기, 가스, 건축 및 시민단체 등과 합동점검으로 각종 안전시설 관리상태 확인이다.

또 중앙시장 화재에서 드러난 도로여건과 불법 주·정차, 노점상 등 소방차 통행 장애요인에 대처하는 기동순찰 활동과 소방통로 확보훈련, 불시출동훈련, 현지적응훈련 등 정례적인 훈련의 강도 높은 추진이다.

요는 대전시당국의 소방에 대한 지원이 문제다.

소방관들에게 훈련은 실전처럼 중요한 사안이다. 그런데 대전에는 소방훈련장이 없어 천안까지 가서 힘들게 훈련을 받고 있다.

오래 전에 대전남부소방서 뒤편에 훈련장 부지를 확보해놓고도 관련 예산을 세워놓지 않은 상태에서 ‘실전과 같은 정례적인 훈련’은 사실상 공염불에 불과하다.

대전의 소방행정이 왜 최하위로 평가됐는지 대전시장은 잘 알 것이다.

무슨 일이든 기본적 환경을 조성해 주고 최상의 결과를 요구할 수 있다.

대전소방의 기본 환경 중 하나가 훈련장이다. 때문에 시민의 인명과 재난 구조를 위해 소방훈련장 건설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화재를 당한 중앙시장의 한 상인이 “일이 터지고 나서야 특별대책 운운하는 게 못마땅하다”며 “특별보다 평상시, 보통 때 점검을 잘하고 대비하는 소방행정이 필요하다”는 쓴 소리는 그래서 시사하는 바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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