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영화 ‘위험한 상견례’ 송새벽

기회는 우연처럼 찾아왔다. 운이 좋아서일 수도, 연기실력이 뛰어나서 그랬을 수도 있다.

연극배우 송새벽(32)이 영화배우로 이름을 알린 영화는 ‘방자전’이다. 변태 ‘변학도’ 송새벽은 ‘방자’ 김주혁(39), ‘춘향’ 조여정(30) 만큼 아니, 그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물론 그는 ‘변학도’보다 봉준호 감독의 눈에 먼저 들어 ‘세팍타크로 형사’가 됐다. 2008년 ‘해무’라는 공연을 하고 있었을 때였다.

“감독님이 배우 캐스팅차 공연을 많이 보러 다니셨다고 했어요. 처음에 한 번 제 공연 보고, 원빈 형과 나중에 다시 와서 보셨죠. 시간이 지나 영화사에서 ‘오디션 볼 의향있느냐’고 하더라고요. 당연히 쌩~하고 달려갔죠. 하하하.”

그렇게 봉 감독과 ‘마더’를 찍은 뒤 스크린 경험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시라노; 연애조작단’, ‘해결사’, ‘부당거래’가 개봉해 다 대박을 쳤다. 그리고 올해는 주연으로 올라섰다. 이시영(29)과 ‘위험한 상견례’로 난생처름 스크린을 온전히 책임진다.

“분량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며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다”고 한다. 부담도 있었지만 시작할 때뿐이었다. 어수룩하고 특이한 대사와 행동이 웃음 포인트와 매치된 그의 배역은 계속 관객들을 웃긴다. 이전 작품들과 캐릭터가 너무 비슷해 식상하다는 지적도 있으나 개의치 않는다.

“관객들이 그렇게 보고 판단하셨으면 어쩔 수 없어요. 하지만 전 모든 인물들이 다르고,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제가 다가가는 게 다르니깐 상관없어요. 또 연연해하지도 않고요. 다른 작품에서 다른 모습을 보실 수 있겠죠. 제가 다중인격자가 아닌 이상 본래 모습에서 조금 변화하는 모습이 나오는 거에요.”

특유의 진지함에 관객들은 쉴 새 없이 ‘빵빵’ 터졌다. 시사회에서 당황스럽기만 했다. “‘방자전’에서 ‘변학도’가 ‘방자’ 머리를 주전자로 때리고, ‘난 취해서 이만 자야겠다’하는 장면에서 다들 뒤집어졌는데 처음에 ‘이게 왜 웃기지?’ 이해가 안 됐어요. 너무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한데 난감했었죠.”

이번 영화에서는 생각할 시간조차 없이 끊임없이 웃긴다. “생각지 못한 재밌는 장면들이 계속 나와 흥미진진했다”며 “이야기가 어디로 튈지 모른다”고 귀띔했다. “김수미, 백윤식 선생님 등과 같이 연기하다보면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았는데, 좋은(?) 살얼음판 같았어요. 애드리브 상황도 웃기고, 특히 김수미 선생님은 본인이 얘기해놓고 빵 터지는데 너무 웃겼어요.”

NG가 15번이나 난 신도 있고, 이시영이 웃음을 참지 못해 많은 NG가 나기도 했다. (송새벽은 촬영 당시가 생각났는지 웃긴 장면은 무엇이고, 이시영이 펄쩍펄쩍 뛰며 “어떻게”를 연발하며 웃는 바람에 NG가난 장면을 재연하기도 했다)

1998년 연극 ‘피고지고피고지고’로 데뷔한 그는 지금 영화를 찍고 있지만 연극무대를 잊지는 않았다. 영화계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으나 기회가 된다면 연극도 놓지 않을 작정이다. “연극무대는 놀이터 같은 공간이었고, 그 무대에서 놀고 싶었다”며 웃는다.

“저 연극 무대 떠나본 적 없어요. ‘마더’ 끝나고 매니지먼트사도 생겼지만 극단에도 소속돼 있거든요. 하지만 드라마 출연은 두려워요. 하루 전날 대본이 나와서 촬영하기도 한다고 하는데 출연하는 분들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순발려과 암기력…. 아우~, 저는 아직…. 하하하.”

‘위험한 상견례’는 지역감정이 팽배했던 1980년대를 배경으로 전라도 남자 ‘현준’(송새벽)과 경상도 여자 ‘다홍’(이시영)이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에 골인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코미디다. 31일 개봉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