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희곡 등 5편… 충북작가 30호 전문 공개

충북 충주 출신의 동요시인 권태응(1918~51) 작가의 ‘同志들’ 등 미발표 작품 5편(사진)이 15일 공개됐다.

이 작품들은 전집 발간을 앞두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인 도종환씨가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권태응 작가의 아들인 권영함씨가 소장하고 있는 육필 원고를 건네받으면서 발굴됐다.

원고는 소설 ‘지열(地熱)’과 희곡 ‘동지(同志)들’, 수필 ‘파릿채’, 수필 ‘山울님’, 만문 ‘左右論(좌우론)’ 등 5편이다.

1999년에 발표한 동시집 ‘산골마을’과 2006년에 발표한 단편소설 ‘새살림’, ‘別離’, ‘양반 머슴’에 이어 17일 발간되는 ‘충북작가 30호’에 전문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는 생전에 시 이외에 소설과 수필은 발표한 적이 없지만, 이번에 새롭게 공개된 미발표작들을 통해 농촌계몽운동과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을 담고 있어 독립운동가로 활동했던 그의 생활과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다.

단편소설 ‘지열’은 요양생활을 하며 가족들이나 동네 사람들과 갈등을 빚지만 해방 후 겨레를 위한 창작을 세상에 내놓기로 하는 자전적 성격의 소설이며, 희곡 ‘동지들’은 해방 후 토착지주 송주사와의 갈등에 정면대결하고 농민조합과 청년조직을 이끌어내는 젊은이들의 활약을 담은 희곡이다.

또 방에 누워서 고통스런 병상의 삶을 견뎌내게 한 상징처럼 느껴지는 파릿채를 통해 남북통일까지 바라보고 있는 수필 ‘파릿채’와 제일고보 시절 U.T.R 구락부를 결성해 휴일마다 등산모임을 갖고 모둠일기를 쓰면서 일본 식민지교육에 대한 문제점을 토론하고 민족의식을 키웠다는 기록을 뒷받침해주는 수필 ‘山울님’. 해방 이후 혼란스런 정치 상황에서 탁월한 유머와 식견이 돋보이는 만문(漫文) ‘좌우론’ 등 시대의 중압과 개인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그의 치열한 정신세계가 빛을 발하는 작품들이다.

시인 도종환씨는 “그동안 동요동시집 머릿글에서만 밝혔던 요양생활로 고통과 인내의 시간을 보내면서도 치열한 창작을 하게 된 바탕이 어디에 있었는지 말해주는 중요한 단서라고 할 수 있다”며 “전집 발간을 앞두고 문단 안팎으로 권태응 작가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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