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인 5월을 가정의 달이라 한다. 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이 끼어 있어 부모와 자식이 함께 가정의 소중함을 생각해 보자는 의미에서 가정의 달로 정했다.

그러나 30∼40대 가정에서는 5월이 가정의 달이 아닌 고통의 달로 통한다. 무슨 무슨 날하면 대부분이 돈쓰는 날이기 때문이다.

3월 입학시즌 때 목돈을 쓴 학부모들은 5월5일 어린이 날이면 또 한번 돈을 써야 한다. 자식들에게 선물도 사줘야 하고 외식도 식켜줘야 하는데다 하루종일 애들과 놀아줘야 한다.

그래서 5월5일이면 유원지며 놀이동산은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어린이들과 어른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정작 부모들은, 특히 가장은 가족을 위해 고통스런 봉사를 해야 한다.

어린이날 절약해서 쓴다 해도 족히 10만원은 이리저리 새나가고 만다. 어린이 날이 지나면 3일후 어버이날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 걱정이 밀려온다.

결혼을 안한 처녀 총각들은 학생이라면 카네이션 하나로 면피가 되고 직장인은 용돈이나 작은 선물 하나면 1년 효도 다 한 것처럼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다.

문제는 결혼한 부부들이 문제다. 선물을 해도 양가 부모님께 똑같이 해야 되기 때문에 선물을 준비해도 4개를 해야 된다.

용돈으로 대신해도 역시 며느리는 시아버지 시어머니께 따로 해야 되고 사위는 장인 장모께 각각 해야 되기 때문에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래서 30∼40대 부부들은 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이 점점 싫어지고 있다.

어버이 날이 지나고 7일 후인 15일은 또 스승의 날이다. 우리나라의 치마바람은 세계적으로 알아주기 때문에 학부모 입장에서 모른 채 하고 지나가기 어렵다. 작은 선물이라도 준비해 담임 선생님께 성의 표시를 해야 된다. 학년이 어릴수록 학부모 입장에선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요즘은 유치원과 유아원이 학부들이 초등학교나 중학교보다 학부모들보다 더 극성이다.

이 때문에 가정의 달인 5월이 어느 때부턴가 고통의 달처럼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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