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스타 등 아이돌 중심 출연진 교체 바람

MBC 예능프로그램이 중장년층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5일 AGB 닐슨미디어리서치가 발표한 2010년 지상파 프로그램 시청률 결산에 따르면 KBS2 ‘해피선데이’(23.4%) 1위, MBC ‘세바퀴’(17.8%)가 2위다. KBS2 ‘개그콘서트’(16.6%), MBC ‘무한도전’(15.7%), KBS2 ‘해피투게더’(15.5%)가 뒤를 이었다. MBC 프로그램 중에서는 ‘세바퀴’가 ‘무한도전’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안우정 MBC 예능국장(53)은 “사회가 점점 고령화되면서 주 시청자층이 30~50대 여성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세바퀴가 MBC 예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박칼린 음악감독(44)이 출연한 ‘황금어장-무릎팍도사’는 22%를 넘기며 5일 자체 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

안 국장은 “시청률 1위를 하기 위해서는 30대 이상 중장년층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불문율처럼 굳어지고 있는 느낌이 있다”며 “많은 프로그램들이 이들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젊은층이 주목하는 ‘무한도전’도 폭넓은 사랑을 받기 위해 변화를 시도한다. 순간순간의 상황에 대처하는 멤버들의 재치 있는 행동과 입담, 거침없는 도전정신 등의 뼈대는 유지하되 소외되고 있는 시청자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으로 인터넷 용어 등의 남발을 삼가는 등의 배려에 더욱 힘을 실을 작정이다.

사화경 CP(42)는 “무한도전은 예능이지만 연속성이 있기 때문에 새롭게 보는 시청자들, 특히 중장년층이 이해하지 못하는 면이 많았다”며 “멤버들끼리 웃고 떠드는 데 그치지 않고 많은 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건강한 웃음을 주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성기에 30%가 넘는 시청률을 올리며 숱한 화제를 부른 ‘무한도전’은 중장년층 시청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SBS ‘스타킹’에게 1위를 내주기도 했다.

2010 MBC 연예대상 베스트 프로그램상도 ‘세바퀴’에게 돌아갔다. 10·20대의 열광에 그친 탓이다.

6일 첫선을 보인 ‘추억이 빛나는 밤에’는 중년층을 타깃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추억을 코드로 중년 스타를 초대, 1970~8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동시대를 산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음악프로그램에서도 감지된다. 아이돌 중심의 가요계를 보완하기 위한 ‘아이콘’을 주말 낮 시간대에 방송하고 있다. 신구세대의 조화로 그동안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조인트 무대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강점으로 꼽힌다.

안 국장은 “MBC 프로그램에 아이돌이 많이 나온다고 하는 비판을 듣기도 하지만 그것은 빙산의 일각만 보고 판단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아이돌이 사랑받는 현실을 프로그램에 반영하는 것은 사실이나 이를 보완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고 알렸다.

코미디 프로그램의 명맥을 유지하는 것은 문화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서다. 지난해 ‘하땅사’가 폐지돼고 개그 버라이어티 ‘난생처음’이 새로 나왔다. 주말 오후 시간대가 아닌 수요일 심야에 편성됐고 정통 코미디도 아니므로 진정한 코미디 살리기가 아니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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