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한국영화는 배우 원빈(33)과 그의 영화 ‘아저씨’로 요약된다.

8월 개봉한 ‘아저씨’는 영진위 입장권통합전산망을 기준으로 622만8천300명이 봤다.

한국영화 최고성적이다. 외화와 경쟁에서도 지난해 12월 개봉한 ‘아바타’를 제외하고는 모두 승리했다.

흥행성공과 함께 원빈의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원빈의 팬들은 ‘아저씨’를 4∼5번이나 재관람했다. 그의 현란한 액션에 심취, 기꺼이 다시 봤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라는 제약을 딛고 약 2개월간 독주했다.

열기는 연말 시상식까지 이어졌다. ‘아저씨’는 대한민국영화대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비롯해 7관왕을 차지했다.

원빈은 대종상 영화제, 대한민국 대학영화제에서도 줄줄이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원빈은 ‘꽃미남’ 외모에서 벗어나지 못했었다. 전작 ‘마더’에서 연기한 정신능력이 떨어지는 캐릭터도 빛나는 외모가 몰입을 방해했다는 평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꽃미남보다 터프하고 날렵한 액션을 선보인 원빈은 ‘다른’ 사람이었다. 그의 손에 들린 칼은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상대를 내리 꽂았고 특공무술로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은 감탄 그 자체였다. 그렇게 원빈과 ‘아저씨’는 주목받았다. 영화나 드라마가 히트하면 대사나 옷차림, 행동 등을 패러디하는 것이 유행이다.

하지만 원빈이 납치된 옆집 소녀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머리를 깎는 장면 만 패러디 대상이 됐을 뿐 별다른 가지치기는 없었다. 다만 원빈은 같이 연기한 김새론(10)을 향한 애정으로 ‘딸바보’라는 애칭을 얻어냈다. 또 영화에 이어 CF들에서도 종횡무진하며 여운을 만끽하고 있다.

대진운도 따랐다. ‘달콤한 인생’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을 히트시킨 김지운 감독(46)의 신작 ‘악마를 보았다’는 하드코어 영상 탓에 ‘잔인하다’는 평을 들으며 돛을 제대로 펴지 못했다. 또 ‘솔트’와 ‘인셉션’, ‘토이 스토리3’ 등 외화들도 입소문을 탄 ‘아저씨’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영화 내용만 보면 ‘아저씨’의 잔인한 갈고리 칼은 ‘악마를 보았다’의 단두대 만큼 잔혹하다. 장기밀매와 인신매매는 연쇄살인과 인육먹기보다 약할는 지 모르지만 대동소이한 수준의 소재다. 형식 면에서도 리암 니슨(58)이 주연한 ‘테이큰’중 납치된 딸이 이웃집 소녀로 바꾼 뒤 한국적 정서를 가미된 정도가 전부였다시피 했다.

하지만 원빈의 액션과 스토리 전개는 관객을 빨아들였다. 잔인하고 충격적인 줄거리에 관객은 수긍했다. 철저한 ‘원빈효과’다.

아울러 극중 원빈과 혈투를 벌인 타나용 웡트라쿨(35)도 관심 속에 내한, 인기를 확인했다. 엔딩곡인 ‘매드 소울 차일드’의 ‘디어’도 덩달아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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