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스트 갓파더’ 오늘 개봉

1980년대 한국을 사로잡았던 코믹 아이콘 ‘영구’가 화려하게 귀환했다. 할리우드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영구는 그간 숨겨왔던 출생의 비밀을 공개했다. 외모는 180도로 달라졌다. ‘땜통’ 가발과 한복 대신 어딘가 어수룩하지만 맞춤 양복에 나비넥타이를 매고 중절모까지 썼다.

심형래 감독이 연출하고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으고 있는 ‘라스트 갓파더’가 지난 27일 서울 행당동 왕십리CGV에서 언론에 첫 공개됐다.

‘라스트 갓파더’는 미국 마피아 대부의 숨겨진 아들이 영구였다는 독특한 설정을 바탕으로 미국 뉴욕에서 벌어지는 예측 불허의 상황들을 코믹하게 그린 휴먼드라마. 앞서 예고편에서 드러났듯 영구는 할리우드 명배우 하비 케이틀의 아들로 특유의 어수룩함을 뽐낸다.

케이틀은 ‘피아노’, ‘펄프픽션’ ‘저수지의 개들’ 등 다수의 작품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펼친 배우. 케이틀의 이미지가 친숙한 일부 네티즌은 그의 입에서 ‘영구’란 이름이 발성된 자체에 환호하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1950년대를 무대로 한 ‘라스트 갓파더’는 가족영화답게 기본적인 줄거리는 익숙하면서 친숙하다.

영구는 마피아 대부인 아버지 ‘돈 카리니’(하비 케이틀)의 부름을 받고 뉴욕에 온 뒤 후계자 수업을 받게 된다. 하지만 덜 떨어진 행동과 외모로 크고 작은 해프닝을 일으키고 그 와중에 아버지와 라이벌 조직인 본판테의 외동딸 ‘낸시’를 우연히 구해주면서 러브 라인을 형성한다.

영구를 연기한 심형래 감독은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의 짧은 영어 연기를 펼친다. 하지만 오랫동안 어머니의 고향인 한국에서 산 것으로 돼 있어 그의 영어는 무척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심형래 감독은 또 과거 영구의 말투나 행동을 재현하나 지나친 과장은 피했다. 오히려 미국 현지 스태프들이 재밌어 하며 따라한 ‘오! 케이’란 대사로 포인트를 준다. 영구의 트레이드마크인 ‘띠리리리~’는 결정적인 순간에 딱 한번 나온다. 이밖에 영구가 미국의 ‘빅맥’과 ‘미니스커트’ 탄생에 일조했다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웃음을 전하기도 한다.

‘라스트 갓파더’는 포복절도할 몸개그 위주의 코미디라기보다 휴먼드라마에 가깝다. 뉴욕으로 진출한 영구의 순수한 활약상으로 향수를 자극하면서 독하지 않은 착한 이야기로 따뜻함을 전한다.

시사회 반응은 기대치에 따라 차이가 났다. 한 언론관계자는 “실컷 웃을 작정이었는데 그에 비해선 한방이 아쉽다”며 “슬랩스틱 코미디의 특색인 집요한 반복을 좀 더 시도했다면 좋았을텐데”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호평도 쏟아졌다. 한 매체는 “슬랩스틱 코미디의 대부 심형래의 연기는 팬들의 향수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며 “영구 특유의 바보스런 몸짓과 어조, 어눌한 영어 대사들은 보는 이를 웃음 짓게 했다”고 호평했다. 또 다른 매체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대한민국을 웃음 도가니로 만들었던 ‘영구’는 죽지 않았다”고 환호했다.

또 다른 매체도 “할리우드 배우들 속에 녹아든 영구 캐릭터와 이들의 조화 덕에 영화는 무척 신선한 인상을 준다”고 호평했다.

12세 관람가. 2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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