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개그콘서트 ‘뽕브라더스’ 인터뷰
KBS 2TV ‘개그콘서트’ 화제의 코너 ‘슈퍼스타 KBS’. 이 코너엔 다양한 개성을 자랑하는 개그맨들이 자신의 끼를 발산하는 경연장이기도 하다.
그 중 최근 가장 눈에 띄는 팀이 하나 있다.
바로 ‘뽕브라더스’다. ‘뽕브라더스’는 개콘 내 ‘뮤지컬’ 코너와 ‘봉숭아학당’ 일출이로 유명한 김재욱과 쌍둥이 형제 개그맨 이상호·이상민이 의기투합해 만든 팀이다.
특히 ‘뽕브라더스’는 말 그대로 인기 아이돌 그룹의 파워풀한 댄스곡을 소위 ‘뽕필’ 나는 구수한 트로트풍의 곡으로 편곡해 부르고 그에 맞춘 익살스러운 안무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이돌 댄스와 트로트.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조합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뽕브라더스’의 리더(?) 김재욱이 그 비화를 털어 놓았다.
“트로트를 하고 싶은 가수 지망생이 아이돌 그룹 소속사로 들어가 겪는 에피소드를 그리려고 했어요. 아이돌스러운 노래와 댄스를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트로트 창법과 안무가 나오는 거죠. 사실 독립 코너로 준비했던 건데 ‘슈퍼스타 KBS’로 들어가게 됐어요”
김재욱이 ‘뽕브라더스’의 기본 골격을 만든 후 이상호와 이상민이 합류했다.
원래 ‘뽕브라더스’ 멤버로는 다른 개그맨이 내정돼 있었다. 하지만 코너 검사를 받는 날 다른 스케줄로 불참한 개그맨을 대신해서 춤을 추게 된 이상호와 이상민이 자리를 꿰차게 된 것.
팀이 결성된 후 이들은 2PM의 ‘하트비트’, 카라의 ‘미스터’, 유키스의 ‘만만하니’, 샤이니의 ‘링딩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이돌 그룹의 노래와 춤을 트로트 버전으로 바꾸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노래를 듣다 보면 ‘아 이 노래다’ 하고 감이 오는 노래가 있어요. 오히려 트로트 느낌이 나는 노래는 피하고 멋있는 노래나 걸그룹의 여성스러운 노래를 주 타깃으로 하죠. 그리고 노래마다 후렴구 부분에 포인트가 있는데 이를 잘 활용해요. 안무도 마찬가지예요. 요즘 아이돌 그룹 안무는 직선적이고 각이 살아있는데 저희는 역으로 부드럽게 힘을 빼고 하죠. 그런 강렬한 이미지를 꺾는 데 웃음 포인트가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뽕브라더스’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은 누구일까?
맏형 김재욱은 엄정화를, 이상호 이상민 형제는 소녀시대를 꼽았다. 특히 지난 1일 인터뷰 이후 예정된 ‘개그콘서트’ 녹화(지난 5일 방송)에 소녀시대가 방청객으로 참석하는 만큼 이들은 들뜬 표정을 짓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주 선보일 아이템이 소녀시대의 ‘Gee’예요. 당사자들 앞에서 소위 ‘비틀기’를 시도하니 재미있을 것 같아요. 리액션도 바로 올 것 같고요. 그리고 소녀시대가 오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도 최선을 다할 것 같아요. 얼굴은 정면인데 시선은 소녀시대를 향하겠죠.(웃음)”
방송을 거듭할수록 시청자들과 관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뽕브라더스’. 코너가 본궤도에 오른 만큼 수월할 법 하지만 이들은 손사래를 쳤다.
“개그는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인기를 얻을수록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시청자들 눈에 익은 부분도 있고 기대치도 있기 때문에 콘셉트도 바꿔야 하고 변화도 줘야 하죠. 특히 요즘 시청자들은 이해력이 빠르신 것 같아요. 예전엔 1∼2분 뒤에 웃음이 터지고 거기서 포인트도 잡았는데 요즘 시청자들 반응은 즉각적이라 더 어려워요”
그런 만큼 ‘뽕브라더스’는 향후 다양한 변신을 시도할 예정이다.
댄스곡을 벗어나 발라드나 R&B를 트로트로 바꿔보기도 하고 예전 인기 댄스곡에도 도전할 생각이다.
특히 김재욱은 ‘뽕브라더스’를 통해 후배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뮤지컬부터 일출이, 뽕브라더스에 이르기까지 노래와 관련된 개그를 많이 구사했어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변신을 시도했지만 노래를 이용한 개그가 잘 맞는 것 같아요. 그런 만큼 훗날 후배들이 노래와 관련된 개그를 구상할 때 저에게 자문을 구할 수 있도록 노래 개그의 1인자가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