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파 악극 ‘홍도야 울지마라’ 14일 무대

‘홍도야, 울지 마라, 오빠가 있다. 아내의 나갈 길을 너는 지켜라~.’

1930년대 일제 식민치하에서 우리 민족의 감정을 처절히 표현한 시대의 걸작 ‘홍도야 울지 마라’는 대중 신파극의 상징이었다. 여성 수난극의 전형이자 한국형 ‘최루(催淚)극’의 원조다.

일제 강점기 말 구성진 변사의 목소리가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던 악극 ‘홍도야 울지마라’가 14일 오후 7시 충북학생교육문화원에서 화려하게 부활한다.

이에 앞서 4일 옥천문화술회관을 시작으로 6일 영동난계국악당, 8일 증평문화회관, 10일 보은문화회관, 16일 음성문화예술회관, 22일 진천 화랑관 등 충북전역에서 펼쳐진다.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라는 제목으로 알려져 있는 이 작품은 우리나라 최초의 연극 전용 상설극장이었던 동양극장에서 극단 ‘청춘좌’에 의해 1936년 7월 23일부터 31일까지 초연됐다. 당대 최고의 흥행작가였던 임선규의 대표작이며 차홍녀, 황철, 심영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하여 전무후무한 인기를 끌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원작에 충실하면서 오늘의 시각에서 본 ‘순수한 사랑과 희생’을 바라보고 ‘민족의 애환과 정서’를 춤과 노래라는 악극으로 표현한다.

홀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홍도와 철수. 중병에 걸은 아버지와 집안 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중단하고 방황하는 오빠를 위해 기생이 될 수밖에 없었던 홍도. 홍도는 부잣집 아들 영호와 운명적으로 만나 결혼까지 하는데 시어머니와 시누이에게 온갖 수모와 구박을 받으며 눈물로 세월을 보내던 중 원래 영호의 약혼녀였던 해정과 시어머니 그리고 시누이 봉옥, 이 세 사람의 계략에 말려 결국 시댁에서 쫓겨난다. 그 사이에 오해로 홍도와 얽힌 영호는 해정과 결혼을 약속하게 되고 홍도는 두고 온 아기가 보고 싶어 시댁을 찾아가는데 또다시 혹독하게 봉변을 당한 홍도는 우발적으로 해정을 칼로 찔러 살인을 하고 만다.

악극은 흘러간 노래와 향수를 느끼게 하기 때문에 중장년층 이상이 즐기는 장르로 어르신들에게는 향수어린 효도선물이 될 것이다. 또한 할아버지 세대부터 손자 세대까지 ‘가족’이 함께 보며 가족 앨범을 들춰보듯 당시의 삶과 세태를 공감해 보는 기회를 가져 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듯하다. 무료.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