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수 종 <충북노사정포럼 대표>

조수종 충북노사정포럼 대표. 그는 경제 학자이자 충북을 대표하는 경제분야 시민운동가다.

그를 잘 모르는 이들은 그를 ‘극렬한 시민운동갗 쯤으로 알고 있을 정도로 그는 지역내 각종 경제 현안 문제가 있을 때마다 시민단체 중심에서 진보적 성향의 목소리를 높였던 인물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지역사회 곳곳에서 학자로서의 논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지역경제 발전 방향을 제시해 왔다. 2005년 충북대학교 교수를 정년 퇴임하면서 그는 충북지역 ‘원로’ 중 한 명으로 분류됐다. 그를 만나 요즘 충북경제를 어떻게 보는지, 지역경제 발전 방향에 대한 ‘쓴 소리’를 부탁했다.

▶3% 경제라 불릴 정도로 충북경제가 국내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은 취약한 게 현실입니다. 현재 충북경제의 상황을 진단하신다면

지난 민선4기 때 충북에서는 ‘경제특별도’이란 기치를 내걸고 투자유치를 위해 전력투구했다. 그로부터 4년여가 지났으니 투자회임기간을 감안한다 해도 지금쯤은 그 효과가 뚜렷하게 피부로 느껴져야 마땅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3%경제라는 충북의 실상은 별로 변한 게 없다. 그래서 약 25조원에 달한다는 투자유치의 숫자놀음 그 자체에도 의구심을 갖게 된다. 그 동안 지역사회에서는 경제특별도나 천문학적 투자유치에 많은 문제제기를 했지만 그럴 때마다 도 당국은 방어적 변명에만 몰두했을 뿐 진솔하고 투명하게 그 내용을 설명한 적이 없다. 그러는 사이 도지사가 바뀌었다. 비록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유치한 투자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 공과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도민은 ‘실험쥐’가 아니다. 더욱이 ‘도정이 도지사의 한 때 소일거리’는 더더욱 아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다.

▶최근 충북도는 물론 도내 각 자치단체들마다 기업유치에 총력을 쏟고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보십니까

각 지자체의 기업유치활동을 보면 ‘제로게임 놀이’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경기도 기업을 충북이 끌어오면 충북에는 득이 될지 몰라도 경기도는 그만큼 손해를 보는 것이다. 파이를 키우기보다 빼앗아 먹는 게임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것은 결코 잘하는 일이 아니다. 이는 곧 표 때문에 벌어지는 병폐인지도 모른다.

자치단체마다 각자의 비교우위 산업이나 자원을 개발하고 효율화하는 것이 옳다. 지역이 못 사는 것은 기업유치를 못 해서가 아니다. 창의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업유치에 앞서 충북도내 각 자치단체들의 행정 재정 기반시설 등 인프라는 제대로 구축돼 있다고 보십니까

전국 평균에서 볼 때 기반시설의 경우 충북의 시·군이 결코 잘 정비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나마 청주, 청원, 진천, 음성은 좀 나은 편이지만 그 밖의 지역은 크게 뒤진다고 봐야 할 것이다. 지역발전에서 중요한 것은 기반시설만이 아니다. 물적 여건보다는 인적요소가 더 중요하다.

▶현재 충북경제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성장동력 부재와 일자리 부족이다. 충북의 경우 인구는 물론 면적을 비롯 각종 자원에서 작고 빈약한 도라고들 한다.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절실한 충북이다. 지금이라도 특정산업을 특화시켜 집중적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

▶미래 충북경제를 이끌 차세대 성장 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충북의 경우 민선 3기 때는 IT, BT에 목을 맸지만 민선4기 때는 ‘경제특별도’로 무작정 기업에만 ‘올인’하다 보니 기존의 반도체 등 IT분야를 제외하면 뚜렷하게 부각된 업종이 없는 실정이다. 최근 충북에는 자연 발생적으로 ‘태양발전 관련 기업’들이 모이고 있다. 충북이 태양광 발전산업을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선점하는 것은 매우 좋을 것이다.

이 분야는 녹색성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도 기대해 볼 만하다. 또 에너지 위기 해결과 녹색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어 좋다. 이밖에 제천 한방 엑스포를 계기로 건강식품산업도 기대할 수 있는 분야다.

▶경제계뿐만 아니라 각 분야에서 충북 출신 인재가 없다는 여론이 높습니다. 인재 양성 방법이나 방향을 제시하신다면

지역주의나 지역출신 인물 등에 지나치게 매달릴 경우 충북은 결코 유리할 것이 없다. 글로벌 시대에 그러한 폐쇄주의적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 그 보다는 충북의 자연, 인문, 사회적 매력지수를 높이는 데 더 노력해야 한다. 즉 충북이 누구에게나 살기 좋은 곳, 여러 면에서 매력이 많은 곳으로 각인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충북사람끼리 뭉치자’ 가 아니라 외지 사람에게도 마음을 열고 충북발전에 조언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쓴 소리를 부탁합니다

향토학사(鄕土學舍)를 서울에 만들어 놓고 우수한 학생 ‘밥’ 먹이고, 장학금 주어서 키운다지만 그런 인재가 훗날 보은하겠다고 지역으로 돌아왔는지, 또 지역을 위해 얼마나 헌신했는지 생각해 볼일이다. 부화된 연어 치어를 방류하면 먼 바다로 나가 자란 후 그 중 약 20% 정도는 돌아온다고 한다. 물론 못 돌아오는 연어도 결코 고향을 잊은 게 아니다. 충북에서 직간접으로 은혜를 입고 자란 인재들도 과연 그럴까.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