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영 우 <충북참여연대 공동대표>

“지방자치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권력 이양이 가장 시급합니다.”

충북지역 시민단체 탄생의 산파 역할을 맡아온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 노영우 목사(65)는 지자체 발전의 걸림돌에 대해 이같이 단언했다. 수도권 중심의 중앙권력을 지방에 이양하지 않으면 지방정부는 ‘부도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표는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모여 있고 한국은행이 돈을 풀면 이 중 70%가 수도권에 흡수되고 나머지를 여러 지자체가 나눠 사용한다”며 “이렇다보니 지방 재정은 열악하고 부채는 늘어만 가 부도가 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금 추가로 거둬 이를 타개하겠다는 정부의 방안에 대해 “정부는 세금을 더 거두면 절대 부도가 안 난다고 하는데 이는 모든 책임을 지방에게 떠넘기는 행태”라며 “경쟁이 아니고 중앙정부가 권력을 이양하고 지방자치를 특성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민운동을 통해 충북도민의 질 좋은 삶을 위해 애써왔던 노 대표는 인구가 적은 면 단위 관공서의 통합을 개선해야 할 행정적 문제로 꼽았다.

그는 “세대가 많지 않고 노인들만 살고 있는 면소재지 등을 통합해 3∼4개 권역으로 만들어 좋은 청사 건물을 주민에게 돌려주고 잉여 공무원은 재교육을 통해 경찰ㆍ소방ㆍ교정부문으로 돌리면 주민의 삶이 더 행복해 질 것”이라면서 “이들 분야 공무원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청주국제공항의 민영화와 관련, “지금 추진하는 민영화는 경영만 민영화되는 것”이라며 “이윤창출이 목적이다 보니 시설은 그대로인 상태에서 모든 요금이 올라 이용자들만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와 함께 노무현 정부 시절 혁신ㆍ기업도시 등 10가지가 넘는 혜택을 받았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10여년 넘게 사용하고 있는 인구 ‘150만’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노 대표는 “충북은 지금까지 ‘150만’이라는 도민 수를 너무 오래 사용하고 있다”며 “행정도시, 청남대 개방과 함께 혁신ㆍ기업도시 선정으로 도내로 기업들이 몰려 내려오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인센티브는 전혀 마련되지 않아 도세 확장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부는 세종시 수정을 추진하는 등 전 정권에서 약속한 것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행정기관이나 정치인들이 나서 김대중ㆍ노무현ㆍ이명박 정부가 충북을 위해 제시한 것들을 비교분석해 무엇이 지역을 위한 것인지 되돌아 봤으면 한다”고 걱정의 뜻을 내비췄다.

정부 고위직 인사 때마다 제기되는 충북 인재 홀대에 대한 질문에 “우리 스스로 배짱 있게 살지 못하고 눈치보고 조심하고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영호남이 자기 사람을 챙기듯 자리를 지키기에 급급함에서 벗어나 무한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조언했다.

노 대표는 “언론들은 사실을 사실대로 알려줄 책임도 있지만 국민 의식을 깨우쳐나가 미래를 제시해 주는 작업을 한다면 아마도 시민단체나 NGO들은 거리로 나오지 않고 자선사업에만 전념할 것”이라고 지역 언론의 나아갈 방향과 역할을 제시했다.

시민운동의 현장에서 벗어나 5년째 청주시 상당구 주중동 노인요양시설인 ‘청주소망의집’을 운영하고 있는 노 대표의 최근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노인복지다.

노 대표는 “직접 경영해보니까 노인 요양시설들은 주거형 재활의 목적이 있는데 중풍과 와상은 몸만 불편한 것이지 정신, 기억력은 멀쩡해 케어가 되지만 치매가 문제”라며 “치매는 정말 감당이 안 되는데 정부가 설립 기준을 낮춰 우후죽순 들어선 노인병원들이 치매환자들을 맡아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노인 요양시설 운영의 어려움으로 토로했다.

충남에 이어 충북이 두 번째로 노인 자살이 많은 이유로 취약한 노후보장을 꼽았다.

그는 “현재 전국적으로 540만명에 달하는 노인들은 앞으로 10∼15년 후면 1천만명을 훌쩍 넘을텐데 노후보장이 확실히 자리 잡지 않으면 젊은이들만 힘들어져. 6∼7명이 일해서 노인 1명을 책임지던 것이 3∼4명이 일해 책임져야하는데 이를 위해 월급의 반을 날리면 노인도 젊은이도 모두 불행해진다”고 필요성을 이야기 했다.

이어 “노인을 모시고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 수 있냐”면서 “노후 보장이 확실하면 국민 의식도 변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소유라는 욕심에서 사유라는 개념으로 또 공유로 변해간다면 국민의 질이 높아지고 인간관계, 우정 등 모든 것이 살아나 살기 좋은 우리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대표는 “우리나라는 분단이 원죄로, 이로 인해 정치가 혼란스럽다”며 “도민들의 의식이 깨어있다면 이 부분이 바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당당하고 배짱 있게 행동하며 목소리를 하나로 키워나가 달라고 도민께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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