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철 웅 <충북민간사회단체총연합회장>

충청인의 힘을 모으는 과정엔 늘 매개체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그것은 일선 자치단체도 아니요, 정치권도 아니다.

순수하게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민간단체가 그 역할을 해 왔다.

가치관이나 지향점, 관심분야가 서로 달라도 충청의 이익을 위해선 이해와 양보와 절충을 통해 하나된 힘을 보여왔다.

그 중심에 충북민간사회단체총연합회가 있다. 이 단체를 이끌며 충청인의 결집과 충청의 발전에 헌신하고 있는 유철웅 회장(64)을 만나, 충청의 길을 묻는다. 그는 해방 이후 충청, 그 가운데 충북이 가장 번성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지금이라고 단언한다.

“충청도하면, 전국적으로 볼 때 늘 손해보고 소외된다는 느낌을 갖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제한 뒤 “특히 충청권에선 대전·충남 쪽에 비중을 두다 보니까 충북은 충청도에서조차 소외되고 뒤처진다는 자괴감이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충북의 힘은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게 그의 확신이다.

문장대 온천 개발 저지에서부터, 호남고속철도 오송분기역 유치,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등 지역의 핵심 현안들이 목표하는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도민의 저력이라고 강조했다.

충청인의 정서가 소극적이고 배타적이며 이기적으로 인식되지만, 이는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특성에서 비롯된 오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지역이 발전하고 성장함으로써 생겨나는 이익을 도민 모두가 골고루 나눠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도민 스스로의 자각과 의식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그가 사회단체 활동을 통해 체득한 진리다. 스스로 움직이지 않고, 참여하지 않으면서 변화와 발전을 기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한다.

“민·관·정, 모두가 합심하고 화합할 때 큰 힘을 낼 수 있는 법”이라며 “충북이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는 첩경”이라는 게 그의 소신이다.

지속적인 변화와 성장을 위해선 세대간 소통과 가치관의 연속성을 주문한다.

“젊은 세대도 많은 장점을 갖고 있지만, 가치관 형성이 미흡하고 이론에 치중해 실천하지 않는 성향이 문제”라고 조언했다.

물질만능주의적 사고와 이기주의가 팽배하고, 기성세대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발과 불신이 갈등과 대립의 경계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그들의 변화와 참여를 일방적으로 강요하기보다, 기성세대 스스로 생각을 젊게 하고 그들의 눈높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중시한다.

더욱 냉철해져야 한다. 포기하지 말고 지속적인 대화와 소통을 통해 그들과 경계를 허물어 나가는 것은 기성세대의 책무라는 게 그의 경험적 철학이다. 젊은 세대를 탓하기 전에 기성세대가 그들에게 무엇을 물려주고 계승해야 하는 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고방식이나 가치관, 판단근거의 다름은 기성세대가 그들에게 본(本)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최선의 가치와 방법은 교육을 통한 소통이라고 제안한다.

“가치관, 인격, 사회적 판단근거 등이 형성되는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 과정에서 국가와 민족과 지역을 위해 헌신하는 가치와 보람을 깨닫게 함으로써 기성세대를 이해하고 계승하려는 마음가짐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도 동일하다고 말한다. 소위 진보와 보수간 대립·갈등도 대화와 이해가 전제된다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한다. 진보와 보수는 정치권의 이기적 시각이나 일부 세력이 조장하는 대립의 명제일 뿐, 보수와 진보 모두 추구하는 이상과 목표는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진보와 보수는 이념적 경계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지역발전의 가치를 추구하면서 진보와 보수로 나누는 것은 적절치 않다. 현안 해결 과정에서 진보와 보수가 협력해 온 사례들은 얼마든지 있다. 대립가치나 풀지 못할 갈등의 숙제로 규정하는 자체가 경계를 만드는 일”이라고 피력했다.

이런 사회적 변화를 위해 지역언론의 역할과 책무도 주문한다.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올바른 대안과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많은 고민과 대화와 소통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다양한 사람과 분야를 넘나드는 언론이 일반 주민보다 대안과 방향을 제시하는 데 유리하다. 이것이 언론의 책무요, 역할이다.”

사회의 길잡이로서, 도민에게 혜택을 전하는 직·간접 수여자로서 비판적 시각보다는 긍정적인 측면과 선한 측면에서 접근하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한다.

“사회적 비난과 비판, 고발의 필요성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불신과 갈등을 야기하는 부작용도 있기 마련이다. 희망적이거나 감동적이거나, 계몽적인 것들을 우선하다보면 건전하고 화합하는 사회는 쉽게 이뤄질 수 있다. 이것이 곧 언론의 책무다.”

지역주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자긍심을 갖고 늘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는 졈이라고 말했다. 지역주민들이 합심하고 고민하고 지혜를 모은다면 충청의 무한성장, 충청의 새로운 도약과 번영을 경험하게 될 수 있음을 확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