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등 열대동물 칩거 들어가


겨울나기가 시작된 청주동물원. 동물원의 동물식구들간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망토원숭이와 홍학, 앵무새, 난쟁이카이맨악어, 아나콘다 등 열대동물들은 벌써 칩거(?)을 시작해 꼼짝달싹하지 않고 있는 반면, 시베리아산 표범과 호랑이는 제철을 만난 듯 ‘반갑다 겨울아’를 외치고 있다.

예년보다 한 달여나 일찍 찾아온 추위 탓에 청주동물원 동물가족들 중 가장 신경 쓰이는 식구는 뭐니뭐니 해도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열대지방에서 서식하는 홍학과 앵무새 등 조류 가족들과 브라질, 멕시코 등 남아메리카에서 이사 온 악어와 아나콘다 등 파충류. 이들 때문에 요즘 청주동물원 수의사를 비롯한 사육사들은 잠시라도 한 눈 팔 겨를이 없다.

추위에 민감한 나머지 적절한 온도와 습도, 맑은 공기를 유지해 주지 않으면 감기라도 걸리지나 않을까 우려에서다.
이런 탓에 중파랑 앵무, 금강앵무 등 20여종의 앵무새들과 아나콘다, 악어들이 생활하고 있는 청주동물원 ‘앵무새 나라’는 사육사들의 각별한 배려 속에 항상 20℃의 적합한 생존환경을 유지해 청주동물원 최고의 ‘VIP ROOM’으로 통한다.

아프리카 및 사막지역에서 서식하던 망토원숭이와 홍학도 일찌감치 따뜻한 실내로 침실(?)을 옮겨 외출을 삼가고 있다.
이들과 달리 대표적인 겨울족(族)으로 통하는 불곰과 호랑이, 표범 가족들은 ‘추위야 반갑다’를 외치며 앞으로 닥칠 혹한과 폭설을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주로 시베리아에서 서식하던 이들은 날씨가 추워지면서 평소보다 20∼30% 이상 왕성해진 식욕을 자랑하며 하루 평균 닭 2마리, 쇠고기 및 돼지고기 0.5∼1.5kg를 먹어치운다. 반달곰은 여기에 고등어, 동태까지 먹어치우며 동물원 경비지출 상승에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사육사들의 보살핌 없이 그런 대로 추위를 잘 견디고 있는 동물가족들이 있는데 꽃사슴과 붉은사슴 등 사슴가족들과 타조, 독수리, 조랑말, 일본원숭이 등이 그나마 사육사들의 일거리를 덜어주고 있다.

청주동물원 김정호(30) 수의사는 “예년에 비해 추위가 한 달여 정도 빨리 찾아와 조류와 파충류 등 열대동물들의 생활온도를 맞추는 데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며 “현재 청주동물원 모든 동물가족들이 월동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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