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정애(39)씨가 첫 소설집 ‘생리통을 앓고 있는 여자’를 펴냈다.
지난 98년 문학21로 등단한 이래 발표한 단편 개미죽이기, 풍년골에는 개들이 모여 산다, 어떤 징후, 변기와 좌절, 자절, 생리통을 앓고 있는 여자, 원효, 식탁 위를 오르다 등 11편을 묶었다.
지방신문사 문화부 기자를 거쳐 소설가로 전업한 작가는 취재현장에서 만난 폭넓은 경험들을 소설 속에 잘 풀어내고 있다.

단편집은 주제별로 크게 세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풍년골에는 개들이 모여 산다’, ‘변기와 좌절(挫折), 자절(自切)’, ‘원효, 식탁 위를 오르다’ 등 경제에 관한 남자들의 무기력한 일상을 다룬 작품과 ‘어떤 징후 생리통을 앓고 있는 여자’, ‘고가네 특선메뉴’, ‘개미죽이기’ 등 여성의 정체성을 다룬 작품. 마지막 원죄의식을 다룬 ‘북평에는’, ‘신풀이’등으로 구성돼 있다.

11편의 단편 묶음이라곤 하지만 삶에 지치고, 상처받은 다양한 인간 군상이 얼기설기 엮는 인생은 삶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다.
소설 속 등장 주인공들은 구조조정 당한 은행원, 실직한 가장, 일상의 테두리에서 소멸돼 가는 주부, 꿈 꿀 자유마저 잃은 현대인 등 바로 좌절하고 있는 나이거나 아픔과 고통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소시민의 일상 속에 현미경을 들이대듯 작은 부분들을 미세하게 그려나가지만 그 작은 일상들이 모여 큰 줄기를 이루는 강처럼 인간의 존재와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적절한 해답을 건져 올리고 있다.

단편 개미죽이기로 허난설헌문학상을 수상한 김씨는 “부끄러워 차마 다시 바라보기도 민망한데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는 흉터의 자욱을 떼어내듯, 부족한 작품을 버리고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으로 책을 펴낸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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