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섭 태안지역 담당 부장

지난 6·2지방선거에서 충남 태안군민들은 자칭 행정 전문가라는 김세호 군수를 민선5기 새 수장으로 선택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그의 행정 철학이 과연 무엇인지 헷갈린다.

지금 태안군의 가장 큰 현안은 태안화력 발전설비 9호기와 10호기 증설 여부인데, 유치를 희망하는 내용의 공문을 정부에 보내 놓고도 “하지 않았다”고 잡아떼다가 결국 본보 취재 과정에서 들통났다.

그가 태안화력 발전설비 증설에 찬성하는 배경에는 세수 증대라는 계산이 깔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열악한 지방재정 형편에서 세수 증대가 중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아무리 결과가 좋다고 해도 과정이 옳지 않다면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태안화력 발전설비 증설 논란에 대해 김 군수가 보여 준 불투명한 행정은 그 스스로 자신의 행동의 정당성을 확신하지 못하는 행태로 밖에 볼 수 없다.

얼마 전 태안 남면지역에 집중호우로 인해 화훼농가가 침수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을 때 일이다.

정광섭 군의회의장이 김 군수와 피해상황에 대해 얘기를 나누며 피해농가 지원 대책을 물었다고 한다.

이에 김 군수는 대뜸 “그게 무슨 피해냐. 그 정도로는 피해라고 볼 수 없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싹 쓸려나가고 아까운 목숨을 잃고 이재민이 길 위에 나앉을 정도가 돼야 비로소 피해로 인정할 셈인가.

당시 비 피해를 입은 농민들 앞에서 같은 말을 할 자신이 있는지 궁금하다.

군민에게 거짓말하고, 군민의 아픔을 배척하고, 끝까지 자기의 잘못을 느끼지 못하고, 충언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군수의 자격이 없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