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지사 인사 등 한나라 비판에 ‘방패막이’ 나서

민주당 소속 충북도의원들이 이시종 충북지사를 엄호하는 ‘정치적 경호대’로 전락, 향후 도정에 대한 객관적이고 철저한 감시·견제 기능이 제대로 가동될 지 우려를 낳고 있다.               

12일 열린 도의회 제292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한나라당 소속 김양희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최근 단행된 집행부 인사·조직 라인에 대한 인사 과정과 지사 관사 개방 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날 “민선 5기 첫 인사에서 전임 지사의 인사·조직 부서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주요 간부 2∼3명을 전보발령하면서 모욕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로 반발을 사게 하더니 급기야 일부 간부가 사의를 표명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며 “공무원이 가진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허용하지 않는 이번 인사로 공무원들이 명예에 상처를 입고 불안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도민이 공감하지 못하는 감정인사·정실인사 등은 공직사회의 안정을 헤치고 눈치보기를 강요함으로써 결국 그 피해는 도민에게 돌아간다”며 “도의회 차원에서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감시·견제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와 함께 “역대 도지사가 사용하던 관사를 쓰지 않는 대신 도비로 47평 규모의 고급 새 아파트를 얻어 관사로 사용한다면 그게 무슨 지사 관사 개방이냐”며 “염홍철 대전시장은 관사를 어린이집으로 개방 후 자신의 아파트를 사용하고 이기용 충북도 교육감도 관사를 반납한 뒤 자택을 이용하고 있으며 김신호 대전시교육감도 관사를 처분해 교육청 부채 청산에 충당한 뒤 자택에서 생활하고 있고 안희정 충남지사는 개인적으로 주택을 구입할 경제적 능력이 없다고 솔직히 밝힌 뒤 관사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이시종 지사는 지사 관사 개방 공약을 지키든지, 이제라도 서민지사가 아니라고 커밍아웃하든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이처럼 김 의원이 인사·관사개방 문제 등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서자 도의회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잇따라 나서 김 의원의 발언을 반박하며 이 지사 ‘방패막이’를 자처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 민주당 의원들은 김 의원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이나 도의원 품격에 걸맞지 않는 유치한 발언까지도 서슴지 않으며 자당 소속 이 지사 ‘옹호’에 열을 올렸다.

최미애 의원은 “김 의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근거를 대라”며 “김 의원은 민선 4기 때 청소년종합지원센터에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그런 말할 자격이 없다”고 이 지사를 대변했다.

이어 세종시 관련 문제로 5분 발언을 신청한 이광희 의원은 발언 시간 대부분을 김 의원에 대한 비판성 발언에 할애한 채 “도의회가 사실상 첫발을 내디딘 날 이같은 발언을 하는 것은 생일상을 뒤엎는 철없는 어린아이같은 행동”이라며 “이 지사는 개의치 말고 성실하게 일을 수행해 달라”고 이 지사를 옹호했다.

북부권 균형발전 문제로 5분 발언에 나선 박한규 의원도 역시 자신의 발언 시간을 대부분 김 의원의 발언을 반박하는 데 사용하면서 이 지사 구하기에 나섰다.

김형근 의장 “앞으로 5분 발언은 근거가 명확하고 검증을 거쳐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취지로 진행해 달라”며 이 지사와 자당 소속 의원들을 거들었다.

이처럼 한나라당 소속 의원의 발언에 대해 이 지사와 같은 당 소속인 도의원들이 합세, 이 지사를 대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 지사를 위한 ‘정치적 경호’에 충실하다는 빈축을 자초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도정 운영 과정에서도 도의회 본연의 책무인 집행부에 대한 철저한 견제·감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지 의구심이 적지 않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