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한나라당 ‘정치적 존재감’ 확대 역할 주목

충북도의회 김양희 의원이 한나라당 ‘저격수’로 급부상, 도의회 안팎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나라당은 도의회 전체 35석 가운데 4석(비례대표)에 불과한 소수정당으로 전락, 도의회 내부적으로 ‘존재감’을 찾기 어려운 게 정치적 현실이다.

자유선진당과 의석수는 4석으로 같으나 선진당은 4명 모두 선출직인 반면 한나라당은 비례대표를 포함하고 있다는 표면적 이유와, 도의회 다수당인 민주당과 선진당이 지난 6·2지방선거 과정에서 ‘정치적 협력관계’를 맺었던 정치적 이유에 밀려 소수당 몫인 1석의 부의장 자리마저 자유선진당에 내준 채 6개 상임위원장 중 고작 한 자리만 ‘배려’ 받은 데 만족해야 하는 처지다.

이러한 정치적 역학 관계 때문에 도의회 내부적으로도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7일 치러진 도의회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도 이같은 한나라당의 무기력함은 그대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김양희 의원이 다수당인 민주당을 향해 예상치 못했던 ‘일격’을 가하고 나서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 의원은 이날 의장단 선거에 앞서 민주당 측의 ‘의장 선거 협력 문자 메시시 발송’에 대해 불쾌감을 표하며 명확한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오늘 도의회를 이끌 수장인 의장을 선출하는 날이지만, 어젯밤 휴대전화를 통해 ‘알려드림, 의장 김형근, 부의장 최진섭, 제2부의장 손문규입니다. 차질없이…’란 내용의 황당한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며 포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이어 “민주당 의원들 간에 사전조율한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고 이해하지만, 숫자적 우위에 있다는 것을 이용해 자당 의원이 아닌 타당 의원에게까지 일방통행·명령하달식 문자메시지로 보내 의원으로서 자존심에 상당한 손상을 입었다”며 “이런 모습을 볼 때 앞으로 어떻게 도의원으로서 감시와 견제를 할 수 있겠으며, 그로부터 쏟아지는 도민의 따가운 눈총을 어떻게 감내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이같은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해 문자메시지를 보낸 장본인인 민주당 박문희 의원(청원1)은 “내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자인한 뒤 “문자메시지를 보낸 이유는 사전 협의와 조율을 거친 걸로 알고 있는데 유감스럽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김 의원이 도의회 개원 첫날부터 ‘강성 모드’를 보이며 도의회 안팎의 이목을 끌면서 소수당인 한나라당의 ‘존재감’을 어떻게 넓혀 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도의회가 특정 정당의 전유물이 아니라 도민의 권익을 대변해야 한다는 본질적 사명감에서 비록 소수 정당 소속이라고는 하지만 할 말은 해야 한다는 게 소신”이라며 “앞으로 의정활동을 하면서도 정치적 논리가 아닌, 도의원에게 부여된 책무와 보편타당적 상식 차원에서 의연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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