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행사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1천300여명의 자원봉사자 가운데 최고령인 최영창(81·일본어 통역) 할아버지.
최 할아버지는 나이들어 방에서 잡지 등이나 뒤적이면서 소일이나 하면 뭐 하냐고 첫마디를 하고 활짝 웃었다.

최 할아버지는 해방되기 5년 전인 1940년 청주고등보통학교를 졸업했다.
당시 일본어로 모든 학과목을 교육받은 것이 지금까지 일본 관광객이 감탄할 정도의 유창한 어학실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 할아버지는 “지식이 많아도 쓰지 않으면 잊기 마련”이라며 지속적인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도 일본 현지 출판물을 정기구독하고 있다고 한다.
최 할아버지는 청주의 한 로타리클럽에서 자매결연을 맺은 일본 로타리클럽 2곳과의 전화, 편지, 팩스 등의 해석 및 문서 작성을 해주고 있다.
일본에서 오는 손님맞이도 그의 몫이다.

팔순을 넘긴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활동 폭이 넓다.
최 할아버지는 고등보통학교 졸업 후 일본인이 경영하는 한 광산·철도에서의 5년간 근무와 6·25한국전쟁 후 섬유사업에 뛰어 든 경력이 있다.
청주서 가장 오래된 산악회 중 하나인 ‘늘 오름 산우회’를 창설 20여년간 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이 산악회의 현 회장은 청주대 남기창 교수이다.

최 할아버지는 요즘 배낭여행에 흠뻑 빠져있다.
6개월 전에도 일본을 다녀왔고 이번 엑스포가 끝나자마자 떠날 계획이다.
환갑 이후부터 현재까지 스무번이 넘는 배낭여행을 다녔다고 한다. 최 할아버지는 고령에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남들은 수해현장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움이 되고 있는데 이렇게 행사장 한 구석을 지키는 것이 부끄럽다”며 “그나마 이 일로 나도 봉사할 수 있다는 자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나는 교육여건상 학창시설에 일본말로 일본역사를 배워 우리역사를 한 자도 배우지 못했다”며 “제 나라 역사를 배우지 못한 한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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