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미국에 ‘크리스마스 저축계좌‘라는 것이 있었다.

이듬해 성탄절에 사용할 돈을 모으기 위해 매주 조금씩의 돈을 적립하는 적금계좌다.

예금액은 1년 이내에는 찾을 수 없고 이자율도 거의 없다. 게다가 매주 한 번씩 찾아가 적립을 해야 한다.

경제학적으로 보자면 유동성도 나쁘고 거래비용도 높은데다가 이자율도 제로인 전혀 이득이 없는 계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계좌(클럽)는 수 년 동안 사람들에게 애용되며 수조원대의 자금이 모였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한다.

돈에 관한 한 더욱 그렇다. 그 계좌에 가입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야 정상이다.

그럼에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계좌를 선택한 사람들의 층은 다양했는데 공통적으로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늘 돈이 없어서 넉넉한 쇼핑을 하지 못한다고 느끼는 사람들이었다.

수입이 많건 적건 크리스마스에는 늘 돈이 없었나 보다. 금융 교육을 하는 필자가 자주 활용하는 사례인데 우리가 인지해야할 중요한 점은 바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손자병법에 ‘지피지기 백전불태 (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이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이다. 성탄절 즈음에 늘 돈이 없었던 나를 정확히 알았기에 위태롭지 않기 위한 방법을 찾아서 실행했던 것은 그 어떠한 경제적 행위보다 현명했다.

우리 인간은 ‘계획하는 이성’과 ‘행동하는 감성’에 적지 않은 간극을 가지고 있다. 돈을 모으려고 재테크 계획을 세워, 적절한 시스템(돈 관리 구조)을 갖추지 않으면 얼마가지 못해 실패하게 된다. 금값이 온스당 1천200달러를 넘으면서 돌 반지 하나가 20만원 가까이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보고 듣게 되는 국제금값추세는 반복노출효과 때문인지 마치 금값이 더 오를 것처럼만 보인다.

지난 주 하루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외국인 주식 순매도 현상은 외국인의 바이코리아 열풍이 잠잠해진 것인지 아니면 예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에 경험했던 것처럼 일부 투자주체들의 마진콜(증거금 부족현상) 해소를 위한 우리나라에서의 단기 전략인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엇그제 한 라디오 광고에서 4개의 펀드회사가 연속해서 광고를 하는 것을 들었다.

황금시간대라 그렇기도 하겠지만 2천만개가 넘는 우리나라 펀드 계좌의 ‘이동’을 의식한 몸부림 같아 보였다.

우리나라도 이미 오래전 금융 산업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따라서 방향성을 찾지 못하는 투자자들의 자금을 유치하고자 보이지 않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금융사들의 전략은 그 어느 때, 어느 산업보다도 치열하고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재테크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크리스마스 클럽의 사례처럼 자신을 정확히 파악하고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자기만의 시스템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그 전에 ‘지피(知彼)‘를 위한 지속적인 공부 또한 필수 요소다.

이경윤의 머니코치

(www.money-coach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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