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지용제 14일 개막… 정지용 시인의 시문학 세계 조명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테너 박인수와 가수 이동원이 노래로 불러 유명해진 ‘향수’는 정지용 시인의 대표작이다. 매년 5월이면 그의 고향인 충북 옥천군에서는 ‘지용제’가 열린다. 이 행사는 한국 현대시의 선구자로 꼽히는 정 시인을 기리고 그의 문학세계를 계승하는 대표적인 순수 문학축제다. 올해로 23회를 맞은 지용제는 14일부터 3일 간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 관성회관 등 옥천읍 일원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행사에서는 볼거리도 다양하게 제공돼 문학인 뿐만 아니라 일반 방문객들도 함께 참여해 즐길 수 있다.


◆다양한 문학행사 주목
대표적인 문학축제답게 행사 기간 내내 곳곳에서 유명 문인들이 대거 참석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우선 올해 새롭게 마련된 ‘문학워크숍’, ‘시인과 촌장’, ‘낭독의 발견·문학의 선율’ 등이 눈에 띈다.

문학워크숍은 이경림(14일)·양애경(15일)·한명희(16일) 시인이 정지용문학관에 나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창작법을 지도한다.

시인과 촌장 역시 3일 간 정지용문학관에서 작가와 독자의 만남, 시와 책을 만나는 도서장터 등의 내용으로 열릴 예정이다.

낭독의 발견·문학의 선율은 16일 두 차례에 걸쳐 옥천문화예술회관에서 올해 지용문학상 수상자인 이동순 시인을 비롯해 유안진·한명희 시인이 재즈피아니스트 임인건, 이진욱 트리오 등과 함께 음악과 문학의 만남을 시도한다.

충북과학대 강당에서 개최되는 ‘지용문학포럼(15일)’도 알차게 준비돼 있다.

박태상 한국방송통신대 교수가 ‘정지용과 청록파’, 장영우 동국대 교수가 ‘정지용과 구인회’, 김영옥 북경제2획국어대 교수가 ‘정지용 시에 나타난 고향의식’, 김명숙 북경중앙민족대 교수가 ‘정지용 시에서 본 주제의 자아탐색과 동심의 미학’을 주제로 발표한다.

이 자리에는 지용회원과 문학관광열차 참가자들이 참석해 정지용의 시 세계를 같이 조명한다. 이밖에 ‘가족 시 낭송회’, ‘정지용문학상 시상식’, ‘역대 지용상 수상자들의 지용 시 낭송 및 축하공연’ 등도 시의 향연을 더하는 행사들이다.

◆시문학 투어 열차 운행
지용문학관광열차가 15일 서울역∼옥천역 구간을 운행해 수도권 방문객들의 편의를 도모한다.

특히 서울과 옥천을 오가는 열차 안에서는 지난해 지용문학상 수상자인 도종환 시인과의 대화 및 시 낭송, 정 시인의 다큐멘터리 상영, 초청가수 공연 등 의미있는 문학여행을 준비한다.

이들은 축제장 관람은 물론 정지용의 시 세계가 펼쳐져 있는 ‘멋진 신세계(안내면 장계리)’와 지용 생가 및 문학관 등을 둘러본다.

수도권 MTB 회원들도 15일 에코레일(자전거 열차)을 이용해 옥천을 방문, 지역의 동호인들과 함께 금강변과 지용 생가 등으로 연결된 56㎞ 구간의 ‘향수 100리 자전거 라이딩’을 즐긴다.

◆문학인이라면 들러야 할 코스
옥천을 찾은 관광객이라면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 멋진 신세계 등은 꼭 들러봐야 할 코스다.

1996년에 원형대로 복원된 지용 생가는 옥천 구읍에 자리잡고 있다.

생가 앞 다리 아래는 여전히 ‘향수’의 서두를 장식하는 실개천이 흐르고 있어 그 옛날의 모습을 짐작케 한다.

생가 옆에는 정지용의 삶과 문학을 이해하고 대표적인 작품을 다양한 방법으로 감상할 수 있는 문학관이 건립돼 있다.

문학전시실은 테마 별로 정지용의 문학을 접할 수 있도록 지용연보, 지용의 삶과 문학, 지용문학지도, 시·산문집 초간본 전시 등의 공간을 마련해 놓고 있다.

멀티미디어 기법을 활용한 체험공간에서는 시를 낭송해보고 녹음된 테이프를 가져 갈 수 있으며 정지용의 삶과 인간미 등을 서정적·회화적으로 그린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상도 상영된다.

정지용 시와 지용문학상 수상 작가들의 시비가 세워져 있는 ‘멋진 신세계’에 들러 그들의 시 세계를 산책하는 것도 필수다.

이 시비들은 옥천군이 ‘향수30리’사업 일환으로 조성한 시문학 아트벨트로, 장계관광지(안내면 장계리) 산책로 2㎞에 걸쳐 설치돼 있다.

◆향수사진전 등 부대행사 풍성
축제 기간 동안 관성회관과 옥천문화예술회관 주변에서는 전시회(지용회전·향수사진공모전·수석·공예품), 체험(전통악기·캐리커처·도자기만들기·종이접기·판화찍기), 길거리연주회, 기념사진 촬영 및 무료 인화 서비스, 지용시 외우기 이벤트, 가족건강 체크 등이 상설행사로 펼쳐진다.

시가 있는 향수음악회, 군민노래자랑, 터열림문화공연 등도 볼거리다.

심대보 옥천문화원장은 “문학워크숍, 시인과 촌장, 낭독의 발견 등 작가와 독자의 만남 프로그램을 대폭 확충하는 등 문학축제의 정체성 살리기에 주력했다”며 “많은 분들이 찾아와 문학 향기에 취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요 행사일정>
■14일(금)-△오전 11시 지용신인문학상 시상(옥천군청 대회의실) △오후 1시 학생사생대회(체육공원) △오후 1시 문학워크숍·시인과 촌장(정지용문학관) △오후 2시 기획공연(야외공연장)
■15일(토)-△오전 9시 자전거문학열차 운행(옥천군 일원) △오전 10시30분 시문학투어 문학관광열차(지용생가 등) △오전 10시30분 향수문학인 교류(지용문학포럼·관성회관) △오후 4시 지용문학상 시상·지용제 개막식(문화예술회관) △오후 7시30분 군민한마음 노래자랑(야외공연장)
■16일(일)-△오전 10시30분 전국지용백일장(죽향초) △오후 8시 향수음악회(공설운동장특설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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