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 세계화의 새바람' 이상봉 패션디자이너

   

2010년은 정부가 지정한 ‘대충청방문의 해’이다. 대전, 충남, 충북 3개 시·도는 ‘오셔유! 즐겨유! 대충청 2010’을 슬로건으로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를 마련해 놓고 전세계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충북도는 대충청방문의 해를 맞아 관광객 5천만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232억원을 들여 100대 사업을 추진중이다.

충청매일은 대충청방문의 해를 맞아 ‘내륙의 숨은 보석, 청정(淸淨)충북’을 주제로 진행되는 다양한 축제와 이벤트는 물론 충북을 찾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신선하고 파격적” 프랑스 파리 패션계 술렁”

직지 의미 알리려 청주서 특별 전시회 열어

“한글 세계화-직지 세계화, 같은 맥락 숙제”

 

‘한글’의 아름다움을 세계가 입다.

한글을 패션에 접목한 신선하고 파격적인 디자인은 파리를 술렁거리게 만들었다.

흥미롭게도 우리 고유의 한글을 모티브로 한 독특한 디자인 세계를 해외에서 먼저 호평을 받고 국내로 ‘역바람’을 몰고 온 이상봉 패션디자이너.

그가 이제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직지’를 패션에 담아 세계화의 바람을 다시 한번 일으킨다. 그의 디자이너 인생보따리 30년을 풀어놓는 무대 위에 직지를 패션에 고스란히 담은 의상이 공개된다. 오는 30일까지 청주시한국공예관에서 펼쳐지는 2010 대충청방문의해 이상봉 작품전. 그가 디자이너 활동을 시작한지 30년, 브랜드‘이상봉’창립 25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시회다.

‘이상봉(Lie sang bong paris)’ 브랜드는 1985년 자본금 2천만원, 직원 3명으로 출발해 현재 직원 100명, 연매출 100억원에 이르는 패션 기업으로 성장했다. 메인 브랜드인 ‘이상봉’을 비롯해 침구와 언더웨어 등 그의 디자인은 한지 위 먹물처럼 우리 생활 속으로 스며들었다. 아파트 휴대전화 식기 등에까지 접목된 ‘이상봉다움’은 이제 ‘아트’를 넘어 생활 문화가 되고 있으며 많은 디자이너 지망생들의 롤모델이 됐다.

그는 “순간이 30년이 되었다. 이상봉이란 브랜드도 25살의 청년이 되었다. 매 시즌마다 열병처럼 앓았던 순간들이 전시장 구석구석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다”며 “아픔과 슬픔, 순간의 행복 등 지나온 흔적들을 되돌아보고 문화도시로 도약하는 청주에서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창조하며 브랜드할 수 있는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전시 소감을 밝혔다.

▶제2의 고향 ‘청주’ 디자인 인생 30년 정리

참으로 의외다. 파리나 뉴욕, 서울에서만 전시를 해오던 그가 지방에서 전시를 열기로 한 것이다. 한글이 탄생하기까지의 원동력이자 인쇄와 문자혁명을 주도한 금속활자 ‘직지’의 의미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그는 전시장소로 직지의 고장 ‘청주’를 선택했다. 그는 청주를 ‘제2의 고향’이라고 부를 만큼 인연이 깊다.

첫 인연은 청주시한국공예관 인사동 아트숍에서 청주지역 규방공예동아리 모임‘땀&땡 회원들의 오방색으로 예술 감각을 살린 조각보가 그의 올곧은 화두 ‘한국적인 것’과 딱 맞아 떨어져 패션에 접목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어 2009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서 홍보대사를 맡으면서 각별한 인연을 맺어 왔다. 또 청주시한국공예관과 영국 런던에서 전시회를 함께 갖고, 서울에서도 패션쇼를 개최하는 등 그의 가슴속에 청주는 또 다른 고향으로 새겨졌다.

특히 그는 도시의 순수한 에너지를 품고 있는 가로수길과 상당산성을 사랑한다. 매번 방문할 때마다 주위 사람들을 졸라 가로수길과 상당산성을 들리곤한다.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 ‘직지’ 패션에 담아

디자이너 이상봉을 통해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 ‘직지’를 다시 보게 됐다. 전시회의 2층 전시실에는 직지의 책 겉표지를 그대로 옷에 담고, 안에는 책장을 넘기듯이 책 내용을 프린트한 옷들이 한글이 박힌 레깅스와 어울려 신비롭게 자리잡고 있다.

‘직지’로도 세련된 옷이 디자인될 수 있구나. 사람들의 선입견을 여지없이 깨뜨린 파격적인 시도였다.

그는 직지의 세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주에 대해 한마다 던졌다.

“우리 것의 세계화에서 기본은 문화유산과 전통을 훼손시키지 않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동안 직지는 진화를 못했다. 모셔두기만 한 것 같다. 직지를 가지고 이것 저것 해보는 시도가 매우 중요하다. 청주는 직지를 너무 무겁게만 다루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즐기게 해서 존경하는 문화유산으로 또는 보물로만 생각되는 것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현대화를 시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제가 꿈꿔왔던 전통과 한글의 세계화와 청주가 안고 갈 직지의 세계화가 같은 맥락의 숙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전통은 계승만 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제시해야 한다. 나도 직지를 지속적으로 소재로 활용해 계승되지 못하고 단절된 것들을 세계화 시키는데 끊임없는 연구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 소외계층을 위한 홍보용 ‘직지 티셔츠’를 만들고 있다. 청주시와 함께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이번 전시가 끝나기 전에 선보여질 예정이다.

이 디자이너는 “정말 어렵다. 전통은 전통대로 지켜나가야 하고 깨뜨리지 말아야 한다. 여기에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 맞게 현대성, 대중성 등 여러 가지 조건을 함께 충족해야 한다”며 “돈 주고 사고 싶을 정도로 직지의 의미를 살리면서 일반 사람들이 좋아하는 디자인이 나왔음 좋겠다. 기대해 달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청주를 대표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 ‘직지’의 문화유산이 그의 현대적인 손길을 통해 우리와 친숙하게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세계적인 문화유산과 순수 국내파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만나 탄생되는 ‘직지’의 세계화가 청주 시민들과 세계인들에게 아름답게 수놓는 그 날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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