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두 명 중 한 명은 월급 받은 지 17일 만에 월급을 써버린다.

지난해 한 취업포털 사이트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저축이나 투자 비중이 높아서 직장인들이라면 ‘재테크 고수’라고 할 수 있다.

한 달 중에서 돈이 없는 상태로 13일 가량을 보내는 것만큼 절약을 할 수 있는 비법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이 충분한 저축을 하지 못하면서도 돈이 바닥이 난다는 사실이다. 이런 경향은 남자보다는 여자가, 미혼보다는 기혼자가 강하다.

주된 이유는 주택대출이나 기타 부채의 원리금 상환과 높은 물가 그리고 무계획적인 소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009년말 현재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부채는 4천만원이 넘는다.

두 가구 중 한 가구가 대출이 없다고 가정하면 한 가구는 8천만원이 넘는 규모인 셈이다.

최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기준금리 인상보다는 대출규제 등의 미시적 접근 등을 언급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상환하는 원리금이 올라서 그나마 17일에 바닥나는 돈이 더 일찍 떨어지는 일이 당장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이쯤 되면 많은 서민들의 경우 월급날이 기다려진다기 보다는 신용카드 자금, 대출금 등 앞다퉈 빠져나가는 돈 때문에 스트레스 좀 받지 않을 까 싶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할까? 세 가지 원인 중에서 우리가 당장 어쩔 수 없는 물가 부분은 나중에 생각하더라도 조금의 관심만 가지면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는 대출과 무계획적인 소비습관 등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범하고 있는 재테크의 오류 중 하나가 대출과 저축을 같이 하고 있는 경우다.

쉽게 말해 8%대의 이자를 지불하는 대출과 3%대의 예·적금(특별한 목적이 없음에도)을 함께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출과 예·적금을 함께 보유하고 있는 직장인이라면 대출금 상환에 초점을 두고 앞으로의 출구전략에 따른 금리 상승에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계획적 소비습관’의 경우는 적절한 돈 관리 구조를 통해서 해결이 가능하다.

기업들이 예산을 한 주머니에 넣어놓지 않는 것처럼 가계의 돈 관리도 마찬가지다.

관리비, 세금 등의 고정지출을 관리하는 주머니, 생활비 교육비 등 변동성 지출을 관리하는 주머니 등으로 구분해 관리하게 되면 가계의 지출이 특정부분에 편중되는 현상을 파악하거나 무계획적인 소비를 방지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구조를 만드는데는 여러 과정이 필요한데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급여통장 관리다. 급여통장을 고립된 통장 즉 아무 자동이체가 되지 않는 통장으로 바꾸고, 돈이 빠져나가기 전에 정확한 수입규모를 파악한 후 지출의 순서를 결정하는 것이다.

일단 이 과정만 실행에 옮기면 돈 관리 구조의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수익률을 1% 더 얻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나에게 가장 적합한, 즉 통제능력을 발휘해 줄 돈 관리 구조를 만드는 것이 재테크의 ‘0 순위임’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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